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남파랑길 19 코스(김영삼대통령생가 - 옥포항 - 장승포터미널)

학다리54 2022. 4. 20. 22:12

 남파랑길 19 코스는 김영삼대통령생가 앞에서 출발하여 강망산으로 올라가서 봉수대를 지나고 산을 내려오면 덕포해수욕장이 나온다. 계속 걸으면 옥포대첩기념공원을 옆으로 해서 옥포항으로 다가간다. 옥포항에서부터는 옥포국가산업단지인 대우해양조선을 끼고 빙 돌아가서 두모항을 지나서 장승포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하는 15.5km의 길이다.

 

19 코스 지도

 

식당에서 물회로 점심을 먹고 쉬다가 길을 다시 배낭을 메고 걷기를 시작했다.

 

남파랑길 19 코스 안내판

 

 19 코스 안내판 옆에 대계마을 표지석이 있다. 대계마을은 대곡(大谷)과 같은 동리였으나 곡()의 길이가 너무 길어 불편을 느껴 1933년 분동되면서 대곡(大谷)의 대()자와 계재골의 계()자를 따서 대계라고 불렀다. 고현면에서 제일 작은 마을이나 농가소득이 제일 높은 마을로 진각국사가 창건한 화방사가 위치하고 있어 많은 신도와 관광객이 방문하는 관광지로 발전하고 있다.

 

 

 바다 가를 조금 걸으면 산으로 올라가게 한다. 봉수대를 향해가는 길이다. 봉수대로 가면서 멀리 펼쳐지는 거제 앞바다를 조망하는 것도 좋은 구경이고, 산에 피어 있는 봄꽃을 구경하는 것도 좋은 구경이다.

 

 

 제법 산길을 걸어 도착한 곳이 강망산봉수대이다. 거제시 덕포동(德浦洞)에 있는 거제 강망산 봉수대(巨濟 江望山 烽燧臺)는 조선시대의 봉수대로 19981113일 경상남도 기념물 제202호로 지정되었다. 축조 시기는 미상이다. 봉수대는 덕포동 뒷산 정상에 있는데, 대부분 무너져 내린 것을 복원하였다.

 《대동여지도에 보면, 옥포항(玉浦港) 북단에 조라포가 있고 그 위에 율포·장목포의 순으로 표기되어 있는데, 위치로 볼 때 율포의 가을곶 봉수대가 바로 강망산 봉수대로 짐작된다.

 

강망산봉수대

 

 강망산봉수대에서 산을 내려오면 마주치는 해변이 덕포해수욕장이다. 거제시 옥포2동 덕포리 하덕마을에 있는 덕포해수욕장(德浦海水浴場)은 길이는 450m, 폭은 40m의 고운 모래로 완만한 경사로 이루고 있으며, 남쪽 해변에는 200년 이상된 노송이 우거져 있어 가족들이 휴양하기에 적합하다. 백사장은 활시위를 당겨 놓은 모양으로 마을 쪽으로는 작은 몽돌이 깔려 있다.

 해수욕장 마을 앞에는 어느 방향에서 바람이 불어와도 큰 피해가 없다는 옥포항이 있다.

 

 

 덕포해수욕장을 지나 마을을 돌아가면 옥포대첩기념공원쪽으로 해안의 언덕 위로 올라간다. 언덕 위의 길은 특이한 이름으로 '이순신장군 만나러 가는 길'이다. 이 길에는 옥포대첩의 장군들을 기념하여 소개하는 여러 푯말이 있으니 역사적인 교육장으로도 유용하다.

 거제시 옥포동에 있는 옥포대첩기념공원(玉浦大捷記念公園)은 임진왜란 당시 전라좌수사였던 이순신 장군이 경상우수사 원균과 함께 옥포만에서 왜선 50여 척 중 26척을 격침시킨 옥포대첩을 기념하여 조성하였다. 1957612일에 기념탑을 세웠으며, 1963년에는 옥포정을 완공하였다. 1973년에 옥포조선소가 들어서며 기념탑과 옥포정을 아주동 탑곡마을로 이건하였다. 그러나 주변이 협소하여 199112월부터 현 위치에 재건하기 시작하였다. 높이 30m의 기념탑과 참배단·옥포루·팔각정·전시관 등을 건립하여 19966월에 개원하였다.

 

충무공 이순신 만나러 가는 길의 여러 풍경

 

멀리서 보는 옥포 조선소 풍경

 

 

 대우조선해양은 각종 선박과 해양플랜트, 시추선, 부유식 원유생산설비, 잠수함, 구축함 등을 건조하는 대한민국의 조선해양 전문기업으로 19731011일 대한조선공사가 한반도 동남쪽 거제도 옥포만에서 기공하여 1981년에 준공한 대우조선해양은, 각종 선박과 해양플랜트, 시추선, 부유식 원유생산설비, 잠수함, 구축함 등을 건조하는 세계 초일류 조선해양전문기업으로 우리나라 조선사업의 대표라고도 할 수 있다.

 이 회사가 거제에 들어오면서 거제는 비약적으로 발전하여 옛날의 농어촌을 벗어나 거대한 공업도시가 되었다.

 

대로 한가운데에 있는 거북선 모형

 

 여기서부터 장승포시외버스터미널까지는 시내의 아스팔트 길을 걸어야 한다. 대우해양조선을 한 바퀴 돌아가야 하는 길이다. 이 길을 걸으니 옛날에 내가 이곳 장승포에서 교사생활을 했던 추억이 머리에 계속 떠오른다. 그 때는 이 옥포는 완전히 시골이라 논과 밭으로 가득했는데 지금은 하나도 볼 수가 없다. 그 때는 장승포가 시였고 거제는 군이었는데 이제는 장승포가 거제시의 한 동으로 전락해 버렸다. 추억을 곱씹으며 길을 따라 간다.

 

대우해양조선 직원들의 출퇴근용 오토바이가 늘어선 모습

 

 

 장승포로 가는 길에 망향비가 있다. 이 망향비는 거제에 조선소가 들어서면서 옥포와 아주리의 주민들이 모두 고향을 떠나야 했다. 그래서 그들의 고향을 기리면서 세운 비이다. 근대화의 한 과정에서 일어난 일로 벌써 40년이 지났다.

 

장승포동 표지

 

두모로 내려가는 길목에서 보는 장승포 시내의 여러 모습

 

 장승포에서 시외버스터미널로 가는 길에 추모비가 있다. 장승포 사람들에게는 매우 슬프고 아픈 사건이 있었다. 태풍과 장마로 산사태가 일어나 수많은 사람이 매몰되어 사망한 사건이다. 내가 이곳에서 교사생활을 할 때 어느 날 많은 학생들이 제사라고 하기에 같은 날에 제사라 의아해 했는데 이런 사건이 있었던 것이었다. 그래서 그들의 넋을 위로하고자 이 추모비를 세운 것이다.

 

추모비

 

이 추모비를 지나 조금 가면 시외버스터미널이 나오고 19 코스는 끝난다.

 

이 코스의 대부분은 예전에 내가 이곳에서 지냈던 날들을 다시 머리에 떠올리게 하는 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