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해파랑길 37 코스(안인해변 - 오독떼기전수관)

학다리54 2021. 11. 22. 14:25

 해파랑길 37 코스는 안인해변을 출발하여 강릉 내부로 들어가는 코스다. 이름도 다정한 정감이마을에서부터 등산로를 타고 산길을 계속하여 걸으며 시골의 풍경을 즐기다 보며 굴산사지당간지주를 만난다. 여기서 조금 더 가면 오독떼기전수관에 도착한다. 바다를 보지 못하면서 산길만 계속 걷는 15.6km의 길이다.

 

 37코스 인증대도 아무런 안내도 없이 길가에 조그마한 스탬프를 찍는 대가 마련되어 있으니 유의해서 보아야 한다. 많은 스탬프 인증대가 안내도가 없이 덩그렇게 놓여 있으니 길을 가는 사람들은 유의해 보아야 하는 곳이 제법 있다.

 

안인해변 37 코스 인증대

 

 이 인증대를 벗어나 내륙으로 발을 돌리면 안인진리라는 표석이 나온다. 여기서부터 완전히 내륙의 시골길을 걸어간다.

 

안인진리 표시

 

 

 군선강이라는 표지가 보인다. 강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작다, 큰 하천보다 작은데 강원도 표지에 군선강이라고 하였는데 다른 표지를 보면 군선천이라고도 명명을 하여 놓았다.

 

 길을 따라가니 이름도 다정한 정감이마을이 나온다. 정이 많고 감이 많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의 정감이마을(情- )은 언벌 1, 언별 2, 모전 1, 상시동 2리 등 4개 마을의 공동 명칭이다. 4개 마을이 함께 운영하는 농촌 체험 중심의 특성화 마을로 생활권이 같고, 발전 잠재력이 있는 아름다운 농촌 마을을 가꾸기 위해 노력하는 마을 공동체이다.

 감이 맛있기로 유명한 곳으로 감물 들이기 체험과 초충도 LED등 만들기 체험 등 다양한 체험이 있다. 마을의 별미인 능이백숙은 영양 풍부한 능이와 쫄깃한 닭의 조화로 더위에 지친 몸과 마음을 완전히 회복시켜주며, 마을에서 농사지은 찹쌀로 지은 찰밥 또한 일품이라 한다.

 

정감이마을 표지

 

정감이마을 등산로 표지

 

 이곳에서부터 등산로를 따라가는 길인데 산길을 상당히 오래 걷는다.

 

 

 산길을 따라 걸으니 태양광발전 패널이 온산을 뒤덮고 있는 광경이 보인다.  산을 깍아내어 패널을 설치하였는데 산림의 훼손이 심한 것 같아 보여 안타깝다.

 

태양광 패널

 

강릉바우길 표지

 

 산길을 벗어나 가을 수확이 끝난 들녘을 한가로이 걷는다.

 

강릉자동차극장

 

 멀리 강릉을 커피의 고장으로 유명하게 만든 테라로사 본사 공장이 보인다. 테라로사(terra rossa)의 원 뜻은 주로 석회암 지대에서 나타나는 붉은색의 토양으로 석회암 풍화토라고도 한다. 이탈리아어로 '붉은 흙'이라는 뜻이다. 현재는 세계 곳곳의 석회암 지대에서 나타나는 붉은색의 토양을 가리키는 말로 일반화되어 사용되고 있다.

 

 강릉시 구정면 현천길 25(어단리 973-1번지)에 있는 테라로사는 커피 제조공장, 커피숍, 레스토랑을 겸한 커피체험 종합문화 공간으로 커피가 잘 자라는 비옥한 보랏빛 땅이라는 뜻이 취지에 맞아 상호를 붙였다고 한다.

 한적한 시골에 자리한 커피공장으로 직접 로스팅한 커피를 핸드 드립으로 만들어 주는 카페를 함께 운영하고 있어 수 많은 커피애호가들에게는 꼭 한번 둘러보는 곳으로 유명하다.

 

테라로사 본사 공장 전경

 

 

 계속 시골길을 걸어가니 길가에서 노년의 부부가 도리깨로 콩을 털고 있다. 처음에는 무엇인가를 몰라 물으니 콩이라고 하였다. 아주 정겨운 모습이라 허락을 구하고 사진을 찍었다. 오늘날에는 이런 풍경을 보는 것도 어렵다.

 

도리깨로 콩을 털고 있는 모습

 

 길을 따라 조급 가니 굴산사지 당간지주(崛山寺址 幢竿支柱)가 나타난다. 강릉시 구정면 학산리 논 한가운데 화강석으로 당당하게 서 있는 국내 최대의 당간지주인 굴산사지 당간지주는 크기가 5.4m에 이르는데 지금까지 남아 있는 당간지주 중에 가장 큰 크기이다. 크기를 미루어볼 때 가운데 세워졌을 당간의 높이가 어떠했을지 상상이 가지 않는다. 원래 이곳은 신라 말 범일국사에 의하여 크게 중창되었다고 전하는 강릉 인근에서 가장 큰 사찰 터이다. 당간지주의 크기를 고려했을 때 충분히 근거가 있는 이야기이다.

 

굴산사지 당간지주

 

 이곳에서 오독떼기전수관으로 가는 길 표시가 약간 이상했다. 올라가는 길과 내려가는 길에 모두 같은 표시를 해 놓았다.잠시 의아했으나 다음 코스가 오독떼기전수관을 돌아서 같은 길을 내려오는 코스라 뒤에 이해가 되었다.

 

 

 오독떼기전수관 바로 아래에 학산리 서낭당이 자리잡고 있다. 강릉 학산리 서낭당(江陵鶴山里)은 강릉시 구정면 학산리에 있는 서낭당으로 학산1리, 학산2리에 각각 한 곳씩 2개가 있다.

 

 학산1리 서낭당은 당집은 없고 서낭숲 안에 돌담으로 제단을 둘렀다. 성황지신(城隍之神)·토지지신(土地之神)·여역지신(癘疫之神)을 모시고 있으며, 매년 음력 초정일에 고청제(告請祭)를 지내고 있다. .

 학산2리 서낭당은 구정면 학산2리 재궁골에 있다. 당집은 없고, 서낭숲 안에 돌담을 둘러 제단을 마련했다. 성황지신·토지지신·여역지신을 모시고 있으며, 매년 음력 정월 초삼일에 성황제(城隍祭)를 지내고 있다.

 

학산리 서낭당

 

오독떼기전수관

 

 오독떼기는 강릉일대에 전승되고 있는 김매기소리의 하나로 강릉지방에서는 마을마다 두레패를 이루어 한 조에 두 명 이상씩 여러 조를 만들어 번갈아가며 이 <오독떼기>를 불러가면서 즐겁게 김을 맨다. ‘오독떼기’라는 말의 의미에 대하여는 여러 가지 설이 전하고 있다. 첫째로 옛 신라 때 화랑의 무리들이 부르던 노래가 곡조만 살아서 전하는 것이란 설이 있으며, 둘째로 동서남북과 중앙의 오독(五瀆)을 ‘떼기[開拓]’한다는 의미에서 유래되었다는 설이 있다. 그리고 셋째로는 는 신성하고 고귀하다는 뜻이고, ‘들떼기는 들판을 개간한다는 뜻에서 생겼다는 설이 있으며, 넷째로 다섯 번을 꺾어 부르기 때문에 오독떼기라 했다는 설과 다섯 곡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오곡떼기’라 하던 것이 오독떼기로 정착했다는 설 등이 있다.

 

 오독떼기는 강릉시, 강원도 양양군 남부 지역, 동해시 북부 지역, 평창군 동부 지역에서 널리 불리었다. 이 중에 대표적인 전승지는 강릉시 구정면 학산리이다. 이곳에 강릉학산오독떼기보존회가 있어서 전수활동을 하고 있다.

 

 37 코스는 해파랑길이라는 의미의 바다와는 거리가 먼 산길과 시골마을 길을 돌아다니는 길이다. 강릉의 여러 문화적 자원을 구경시키려는 의도가 다분히 들어 있는 코스 길의 선정이라고 생각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