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대산 소금강
동해안 해파랑길을 걸으면서 가을이 되면 강릉 부근에 있는 오대산 소금강에서 단풍을 구경해야겠다고 미리 예정을 하였다. 그러다가 단풍철이 되어 강릉 부근을 걷게 되어 하루를 소금강으로 발길을 돌렸다. 정해진 날도 없이 자유롭게 걷는 길이라 내가 마음먹은 대로 일정을 조절할 수 있는 것이 혼자서 걷는 장점이다.
올해는 10월 초에 때가 아닌 한파가 몰아쳐서 단풍이 제대로 들지 않았다고 매스콤에서 이야기하고 있었지만 이왕에 마음먹은 길이라 소금강으로 들어갔다. 생각한 만큼 단풍이 잘 들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단풍을 보고 즐기고 소금강의 아름다운 자연 풍광을 즐긴 하루였다.
오대산(五臺山)은 1975년 11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강원도 강릉시, 홍천군, 평창군에 걸쳐 있는 오대산은 크게 서쪽인 평창 오대산지구와 동쪽인 강릉 소금강지구로 나뉜다. 해발 1,563m의 비로봉을 주봉으로 동대산(1,434m), 두로봉(1,422m), 상왕봉(1,491m), 호령봉(1,561m) 등 다섯 봉우리가 병풍처럼 늘어서 있고 동쪽으로 따로 떨어져 나온 노인봉(1,338m) 아래로는 천하의 절경이라는 금강산에 비교될 만하다고 하는 소금강이 자리하고 있다. 오대산국립공원은 우리나라 문수신앙의 성지이자 조선왕조실록을 보관하였던 오대산 사고가 있던 역사적 장소이자 백두대간의 중추로 생태적 가치가 높은 장소이다.
강릉 안인해변에서 아내와 만나 차를 몰고 소금강을 들어가는 도중에 소금강을 한참 못 가서 주차장이 있었는데 그 주차장의 단풍이 아주 곱게 들어 있었다. 그래서 주차장의 단풍을 보고 즐기며 사진을 찍었다.
오대산의 겨울 풍경은 나의 블로그 https://lhg5412.tistory.com/27 를 참조하세요.
겨울 오대산 : 미답의 눈길을 가다. (2010. 02. 04)
오대산을 걷다. 눈으로 덮인 오대산 길을 하염없이 걸었다. 상원사에서 출발하여 비로봉까지는 작전을 나온 군인들과 함께 걸었다. 그러다가 비로봉부터 상왕봉, 두로령 삼거리를 거쳐 북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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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의 단풍
단풍을 구경하고 소금강입구를 향하여 제법 먼 길을 가서 입구를 통과하니 점심때가 되었다. 식당 옆에 차를 세우고 산나물로 진수성찬을 차린 점심을 먹고 소금강 탐방에 나섰다.
오대산 국립공원의 동쪽 강릉시 연곡면(連谷面) 삼산리(三山里)에 자리한 명주 청학동 소금강(溟州 靑鶴洞 小金剛)은 기암들의 모습이 작은 금강산을 보는 듯해 소금강이라 부르게 되었다. 또 학이 날개를 펴는 형상을 했다고 일명 청학산이라고도 불린다. 1970년 11월 23일 명승 제1호로 지정된 소금강이라는 명칭은 조선시대 이이(李珥)의 『청학산기(靑鶴山記)』에서 유래된 것이라 하는데, 지금 금강사(金剛寺) 앞 계곡의 큰 바위에 새겨진 ‘小金剛’이라는 3자가 율곡의 글씨라고 전하나 확인된 것은 아니다. 소금강에서 오대산 월정사까지의 21㎞는 무릉계(武陵溪)ㆍ십자소(十字沼)ㆍ금강사(金剛寺)ㆍ세심폭(洗心瀑) 구룡폭포, 군자폭포, 만물상(萬物相) 등의 절경이 이어진다.
명주 청학동 소금강 소개판
올라가는 길 옆에 가장 먼저 맞이하는 곳은 무릉계였으나 내려오는 길에 보기로 하고 길을 올라갔다. 소금강이라는 표지석이 눈에 보인다.
소금강 표지석
이 길을 따라 조금 올라가니 십자소가 나타난다. 십자소(十字沼)는 양편과 바닥이 한 돌로 이어진 깊은 바위의 수로이다. 이러한 수로는 협곡에서 찾아보기 드물어 폭포나 여울과는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선명하게 보이는 십자소
연화담
금강사
무릉계부터 구룡폭포 전에 있는 금강사까지의 길은 완만한 경사의 오르막길로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다. 금강사부터 구룡폭포까지 역시 완만하다.
식당암에서 보는 풍경
식당암(食堂岩) 부근과 삼선암(三仙岩) 언저리는 산석(山石)의 절경을 이루는데, 펑퍼짐하고 넓은 식당암은 3면이 기암절벽으로 에워싸였고 절벽 아래에는 일동천(一洞天)이 있다. 두 바위 부근에는 절벽과 기암, 바위 봉우리에 매달린 낙락장송 등 볼만한 경치가 많다. 구룡폭포(九龍瀑布)는 이곳 최대의 규모로, “눈감으면 한 폭포수 소리인데 눈뜨면 아홉 폭포”라는 시구(詩句)가 말해주듯이 9개의 크고 작은 폭포로 이루어져 있다.
길을 올라가는 도중에 보는 안내판에는 모두 율곡의 이야기를 기록해 놓았다. 소금강에 얽힌 율곡을 스토리텔링으로 만든 것은 상당히 매력있는 장치라 여겨졌다.
어느새 구룡폭포까지 올라왔다. 구룡폭포 주변에는 제법 많은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사진을 찍으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20년 전에 뜻밖의 행운으로 금강산탐방을 한 일이 있는데 그때의 기억을 되살려 보니 이곳을 왜 소금강이라 이름했는지를 어느 정도는 이해가 되었다.
구룡폭포
구룡폭포에서 만물상까지는 3030분 정도 소요되고 만물상에서 백운대까지는 600m가 떨어져 있다.. 이 구간은 목재데크와 철재교량이 다수 존재하는 오르막길로 겨울철에는 미끄러지지 않도록 특히 조심해야 한다.
구룡폭포를 지나 만물상으로 가는 길에 산악안내인이 거주하는 집이 있었는데 통행을 막았다. 동절기에는 오후 2시 이후에는 입산을 통제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산을 넘는 것이 아니라 만물상까지만 탐방하는 것이라 설명하고 허락을 받고 올라갔다. 내려올 때 반드시 자기에게 하산을 알려주어야 된다고 해서 갔다오면서 통보를 해 주었다.
만물상 주변의 풍경
내려오는 길에 보는 구룡폭포
올라갈 때는 보지 못한 암벽의 모양
내려오면서 올라갈 때 그냥 지나쳤던 무릉계로 들어갔다. 소금강에 들어서면 첫 경관으로 무릉계(武陵溪)에서 급류와 청담(靑潭)이 이어지는 계곡이 펼쳐진다. 이곳이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율곡(栗谷) 이이(李珥)의 《청학산기(靑鶴山記)》부터라고 한다. 이곳의 계류는 양협(兩峽)이 닿을 듯이 좁고 물이 맑아 투명하다. 무릉계는 등산길에서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낮은 곳에 있어 그냥 지나치기가 쉽다.
무릉계곡의 모습
우리나라에 무릉계곡이라는 명칭이 붙은 곳이 여러 곳이 있는데 모두가 풍치가 장난이 아니게 아름답다. 모두들 이름에 어울리는 풍경이다. 경치가 좋기 때문에 무릉계라는 명칭이 붙었으니 당연한 일이겠지만....
아름다운 소금강의 단풍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소금의 자연경관은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금강산에 비하면 규모가 좀 작지만 아기자기한 멋이 더 친근하게 느껴졌다. 또한 생각만큼은 아니지만 아름다운 단풍도 하루의 즐거움을 더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