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 황매산 철쭉
봄의 전령 꽃들이 올해는 때를 잃어버리고 마음대로 피고 있는 것 같다. 봄의 꽃 피는 때를 맞추어 꽃구경을 가는 것이 아주 큰 즐거움인데 올해는 그 때를 맞추기가 너무 어렵다. 그래도 봄 꽃 철쭉을 구경하고 싶은 마음에 계속 황매산 군립공원 홈페이지를 열어보고 날을 잡아 황매산으로 향했다.
지난 가을에 억새를 찾아 황매산에 올라오고 나서 봄에 다시 올라온 것이다.
황매산(黃梅山)은 경상남도 합천군 대병면(大幷面)·가회면(佳會面)과 산청군 차황면(車黃面)의 경계에 있는 소백산맥에 속하는 고봉으로 최고봉의 높이는 1,113m이다. 태백산맥(太白山脈)의 마지막 준봉인 황매산은 고려시대 호국선사 무학대사가 수도를 행한 장소로서 경남 산청군 차황면의 황매봉을 비롯하여 동남쪽으로는 기암절벽으로 형성되어 작은 금강산이라 불릴 만큼 아름답다. 정상에 올라서면 주변의 풍광이 활짝 핀 매화꽃잎 모양을 닮아 마치 매화꽃 속에 홀로 떠 있는 듯 신비한 느낌을 주어 황매산이라 부른다.
정상은 700∼900m의 고위평탄면 위에 높이 약 300m의 뭉툭한 봉우리를 얹어놓은 듯한 모습이다. 주봉우리는 크게 하봉·중봉·상봉으로 나뉜다. 삼라만상을 전시해 놓은 듯한 모산재(767m)의 바위산이 절경이며 봄에는 북서쪽 능선을 타고 펼쳐지는 황매평전의 철쭉군락이 절경이며, 가을이 잩어지면 물드는 단풍에 앞서 평원에 펼쳐지는 억새가 우리 눈을 끈다.
산 정상에는 성지가 있고, 우뚝 솟은 세 개의 봉우리에는 삼현(三賢)이 탄생할 것이라는 전설이 전해져 왔다.. 이곳 사람들은 무학대사, 조식, 전두환 전 대통령을 삼현이라 하는데(믿거나 말거나.....), 그들이 황매산의 정기를 받아 태어났다고 여긴다.
옅은 분홍색에서부터 짙은 분홍의 아름다운 꽃들은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아름다운 자태를 자랑하고 이었다. 군락을 지어 뭉쳐 있는 모습도 좋았고, 조금 간격을 두고 피어 있는 모습과 넓은 평원에 띠엄띠엄 피어 있는 꽃들도 눈을 호강하게 하였다.
황매산은 정상부까지 차가 올라갈 수 있게 주차장을 마련해 놓아서 탐방객들에게는 아주 편리하다.
황매산 수목원 안내
주차장에서 올라가면서 보는 철쭉
황매산 정상 올라가는 길에서 보는 풍경
황매산 산청쪽에 핀 철쭉
저 멀리 보이는 지리산 천왕봉
하늘계단 옆 제2 군락지의 풍경
철쭉은 진달래과(Ericaceae)에 속하는 산에서 자라는 낙엽 떨기나무로 진달래에 비해서 꽃은 조금 늦게 잎과 동시에 피며, 더욱 크고, 잎은 도란형이므로 구분된다. 줄기는 높이 2-5m이다. 잎은 가지 끝에 4-5장씩 어긋나게 모여 나며 잎자루는 짧다. 꽃은 4-6월에 잎과 동시에 피며 가지 끝에 3-7개씩 산형으로 달리고 연분홍색 또는 드물게 흰색이다. 화관은 깔때기 모양이며 윗부분 안쪽에 붉은 갈색 반점이 있다. 수술은 10개인데 그 중 5개가 길다. 암술은 1개이다. 열매는 삭과(蒴果)로 달걀 모양의 타원형이고 길이 1.5cm 정도로 선모가 있으며 10월에 익는다. 진달래를 먹을 수 있는 꽃이라 하여 ‘참꽃’이라 하지만, 철쭉은 독성이 있어 먹을 수 없으므로 ‘개꽃’이라 한다.우리나라 전역에 자생한다. 흰색 꽃이 피는 것을 흰 철쭉(for. albiflorum)이라고 한다.
접사로 찍은 철쭉
지천으로 피어 있는 철쭉을 구경하면서 저번에 가지 못했던 모산재 쪽으로 발길을 돌리니 제1 군락지가 나온다. 제2 군락지보다는 조금 빨리 피었는지 벌써 꽃이 지고 있는 모습도 보였다. 산의 표고차에 의한 꽃의 개화시기도 많이 차이가 나는 것이라 생각했다.
모산재 방향의 제 1 군락지의 철쭉
모산재는 잣골듬이라고도 부르고, `신령스런 바위산`이란 뜻의 영암산으로 부르기도 한다. 산이나 봉이 아닌 `높은 산의 고개`라는 뜻의 재라는 것이 특이하다. 산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바위 덩어리로 보이는 모산재는 한 폭의 한국화를 연상하게 한다. 각양각색의 형태를 한 바위하며 그 바위틈에서 살아가는 소나무의 모습이 화폭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하다.
황매정사, 쇠사다리, 돛대바위, 무지개터, 황매산성황매 산성. 순결바위, 국사당을 잇는 산행 코스로 주능선 부분은 풍화작용으로 넓은 평지를 이루고 숲이 우거졌으며, 정상에는 한국 제일의 명당자리로 알려진 무지개터와 바위 끝 부분이 갈라진 커다란 순결 바위가 있다. 순결바위는 평소 생활이 깨끗하지 못한 사람이 이 바위의 틈에 들어가면 빠져나오지 못한다는 말이 전해진다.
모산재의 성황당과 같은 돌탑
모산재에서 보는 풍경
주차장 주변에서보는 풍경
올해는 지난 겨울이 따뜻해서인지 봄꽃이 유난하게 일찍 피고 있다. 벌써 꽃 때를 놓쳐 버린 일이 한두 번이 아니다. 매화에서부터 산수유, 벚꽃, 배꽃, 진달래, 철쭉, 이팝나무, 등꽃 등을 봄에 보아야 하는데 몇 개는 놓치고, 몇 개는 개화 때를 제대로 맞추지 못하고 하였다. 자연의 변화가 우리의 생각을 넘어서고 있다. 물론 인간이 만든 부작용으로 자연이 제 대를 잃어버리고 있는 것이다. 방송에서 보는 지구 환경의 파괴가 실제로 내 주변에서 실감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하니 씁쓸한 마음이 든다.
그러나 우리나라 삼대 철쭉 구경지라고 일컫는 황매산의 철쭉을 이 봄에 구경하였다는 것으로 만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