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과 함께 터키문명 산책 - 이스탄불 5 (고고학박물관과 주변)
고대문명의 흔적을 간직한 이스탄불고고학박물관
터키 이스탄불 역사지구 귤하네 공원에서 톱카프궁전 쪽으로 조금 가면 나타나는 고고학박물관은, 외부 모양은 많은 서구의 박물관에 비해 초라해 보이지만, 1891년 오토만 제국 시기에 세워진 세계 5대 고고학박물관에 속하는 세계적인 박물관으로 고고학 자료들이 100만 점 이상 소장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원을 둘러싸고 고고학 박물관(The Archaeological Museum), 고대 동양 박물관(the Ancient Orient Museum) 그리고 타일 키오스크 박물관(Tiled Kiosk Museum) 등 3개의 박물관으로 구성되어 있다. 헬레니즘 시대부터 그리스·로마 시대까지의 조각과 석상을 주로 소장하고 있으며, 그 중에 기원전 305년경에 만들어진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석관은 세계적으로 중요한 유물로 알려져 있다. 석관은 현재 레바논의 시든에서 1887년에 발견되어 이곳으로 가져와 이곳의 대표적 전시물이 되었다. 하지만 이것도 행운이 따라야 구경할 수 있다. 내가 박물관에 가서 아무리 찾아도 석관이 보이지 않아 관리인에게 물어보니 당분간 전시가 중단되었다고 하여 보지 못하고 아쉽지만 이것도 운이다는 생각을 하고 나왔다. 터키의 유적들을 프랑스와 영국이 발굴하고 조사한 것이 많기 때문에 터키 유적의 대부분은 프랑스와 영국의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으나, 1881년 이후에 발굴된 유물은 이곳에 대부분 소장되어 있다. 또 트로이 유물이 가장 많이 전시되어 있는 곳은 이스탄불 고고학 박물관이다. 물론 하인리히 슐리만이 빼돌린 값비싼 유물에 비교할 수는 없지만 트로이 유적지의 아쉬움을 달랠 수는 있다
고고학박물관 전경
고고학박물관에서 톱카프궁전으로 가는 길
박물관 바깥 길가에 나뒹굴고 있는 유물들
박물관 정문
박물관을 들어가면 먼저 왼쪽에 마주하는 건물이 고대 동양 박물관이다. 이 박물관은 1883년 오스만 함디 베이에 의해 건축되었고, 1935년에 박물관으로 개관되었다가 복원과정을 거쳐 1974년 재개관된, 고대 동양 박물관에는 세계문명의 시작이 된, 소아시아와 메소포타미아, 고대 이집트, 아랍 반도 등에서 출토된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7만 5000여 개의 쐐기문자판도 소장하고 있다고 한다.
이 건물의 계단 양쪽 아래에는 기원전 약 18세기경의 히타이트의 유물인 사자상이 우리를 반겨 준다. 이곳에는 그리스 이전에 터키를 지배했던 여러 왕조들의 유물과 주변 동양의 고대 유물이 전시되어 있다. 많은 전시물을 모두 소개할 수는 없고 그 중에서 내가 좋아하는 유물들만 소개한다. 유물은 각자의 선호도에 따라 호불호가 있을 수 있으니, 이곳에서 보여 드리는 것은 순전히 내가 좋아하여 본 부분이다.
카데시조약문 판
이스탄불 고고학 박물관에 있는 이집트와 히타이트의 조약문으로 세계 최초의 평화조약으로 알려져 있다. 기원전 2000여년에 그 당시 최고의 제국이었던 히타이트 제국과 이집트 제국의 카데시전쟁 결과 맺은 조약으로 아주 상세한 내용을 담고 있다한다. 하지만 쐐기문자로 쓰여 있고,그 돌은 여러개로 깨져 있었다.
히타이트본 조약문과 이집트본 조약문이 있는데, 주된 내용은 비슷하지만 내용이 다소 다르다. 이 것은 1906년 터키 보가즈쾨이에서 발굴된 히타이트본 조약문이다.
이 조약이 가지는 의미가 매우 컸기 때문에 뉴욕의 유엔 건물 들어가는 입구에 이 조약의 모형이 있다고 한다. 그러기에 평화를 추구하는 자라면 마땅히 알아야 하고 실천할 내용으로 그 문구를 살펴봐야 할 것이다.
내가 가진 사진에는 또렷하지 못해 이 사진은 위키백과에서 빌려 왔다.
쐐기문자로 비문이 쓰여 있는 입상
아시리아의 왕 살마네세르 3세 입상
아시리아는 메소포타미아 북부 지역에서 티그리스강 상류를 중심으로 번성한 고대 국가로서, 그 명칭은 중심 도시였던 아수르(Assur) 시에서 유래했다. 바빌로니아와 같이 수메르문명의 계승국가다. 이 입상에 나타난 인물의 모양을 통해 오늘날의 그 지역 사람을 보는 듯하다.
중앙 부조가 신 아시리아의 왕 아슈르나시르팔 2세
여러 부조들
이슈타르문을 장식하고 있는 시루슈(용)와 오룩스(황소)
고대 바빌로니아의 신화에 등장하는 시루슈는 신들의 지배자인 마르두크의 상징이며, 오룩스는 기후의 신 라만의 상징이다.
마르두크(Marduk)는 고대 신으로 위대한 도시 바빌론의 수호신이다. 함무라비왕 시대부터 바빌로니아의 여러 신 가운데 주신(主神)의 역할을 하였고, 나중에 수메르의 신 벨과 합쳐져 '벨 마르두크'로 숭배되었다. 전설에는 에아와 엔릴의 후계자로 악한 용 티아마트를 죽이고, 티아마트의 시체를 이용하여 혼돈으로부터 세계를 창조하였다고 전해지며 상징 동물은 용이다. 전통적으로 바빌로니아의 왕은 마르두크의 현신으로 마르두크 신앙의 수호자로 여겨졌다. 글쓰기와 지혜의 신인 나부(Nabu)는 이 마르두크의 아들이다. 구약성경 예레미아(50:2)에 벨과 함께 잠깐 언급된다.
바빌론 이슈타르 문의 장식(용과 오로스 그리고 사자 : 기원전 6세기)
사자는이슈타르 여신의 상징 동물로, 바빌론의 이슈타르문에서 마르두크 신전까지 이어지는 폭 16m, 길이 300m의 행진로 양쪽에 총 120마리의 사자가 부조되어 있었다고 한다. 채색 유약 벽돌을 한장씩 구워서 만들었는데 약 3,000년이 지난 지금도 색깔이 또렷하게 전해진다. 이 사자의 행진로 벽 장식은 독일 베를린의 페르가몬 박물관에 복원 전시되어 있다 한다.
고대 동양박물관을 나오면 고고학정원이라는 곳을 본다. 터키는 땅만 파면 고대 유물이 나온다고 한다. 그래서 유물을 따로 보관하지 않고 뜰에 아무렇게나 두었는데 오늘날은 하나의 정원으로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믿거나 말거나...... 한가로이 이 정원을 거닐면서 벤치에 앉아 유물을 감상하는 재미도 있다. 이 정원에 있는 석조 유물들이 더 우리에게 친근함을 준다.
메두사 상
정원에 널려 있는 유물들
잠시 정원에서 여러 유물을 보고 간 곳이, 화가 오스만 함디 베이(Osman Hamdi Bey)에 의해 1881년에 건축되었고, 1908년 오늘날의 박물관으로 완성된 고고학 박물관이다. 이곳은 2개 층에서 전시하고 있는데, 지하층에 있는 알렉산더 석관등 유명한 석관들을 비롯해 로마시대의 사포의 두상(The Head of Sappho), 헬레니즘시대의 마르시아스 상(The Statue of Marsyas) 등 고대부터 로마시대까지의 조각상들이 전시되어 있다. 하지만 내가 간 날은 수리한다고 지하층을 개방하지 않아서 아쉬움을 가지고 나머지만 보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여행하면서 느끼는 것이지만 여행도 운이 많이 작용한다. 카파도키아에서는 운이 좋아 발룬을 탈 수 있은 것이 대표적이다. 그런데 이곳에서는......
출처를 잘 모르겠다.. 하여튼 빌려 왔다.
알렉산더의 석관 부조(부분) 출처 : 미술대사전
청동 뱀 머리
이 청동 벰 머리는 바로 그리스 델포이의 아폴론 신전에 있는 청동 기둥의 하나에서 떨어져 나온 것이다. 술탄 아흐멧 광잔에서도 청동 기둥을 이야기하면서 뱀의 머리가 이스탄불고고학박물관에 있다고 하였는데 진작 나는 사진을 찍지 못하여 다른 곳에서 빌려 왔다.
지혜와 전쟁의 여신 아테네(기원 전 5세기)
알렉산더 대왕(기원전 2세기)
헤르메스와 아포르디테의 아들로
여성성과 남성성을 한 몸에 가졌다는 헤르마프로디토스 상(기원전 3세기)
여류 시인 사포의 두상(기원전 6세기)
달과 처녀의 신 아르테미스 여신(기원 전 4세기)
누구의 상인지 모르겠다.
이 박물관안에서 사원의 복원을 보여 주는데 무슨 사원인지 설명이.........
아
아키트레이브(Architrave)에 켄타우로스와 스핑크스가 부조되어 있다.
사원을 꾸미는 장식
옛 무덤의 모습
사랑과 미의 여신 아포르디테(기원전 2-3세기)
고고학박물관 외부 모습
고고학박물관을 나와 타일 키오스키박물관으로 간다. 타일 키오스크박물관은 1472년 오스만 투르크 제국의 술탄 마흐메드2세(Mehmed II)에 의해 건축되었고, 이스탄불에서 가장 오래된 건축물로 오스만 투르크 제국의 건축양식을 잘 보여준다. 1875년과 1891년에는 황제박물관으로 사용되었고, 1953년에 터키이슬람 예술박물관으로 대중에게 개관되었으며 이후 현재의 이스탄불고고학 박물관으로 통합되었다. 타일 키오스크 박물관에는 11세기부터 20세기까지 셀주크와 오토만 시대의 아름다운 기와, 타일 장식, 도자기 등 예술품 2000여 점을 전시하고 있다.
타일 박물관의 아름다운 외양
공작새와 꽃들로 장식된 분수대
이 두장은 좀 흐릿하지만 이런 것이 있다는 것을 보여 드린다.
1432년에 제작된 미흐랍
타일 벽 장식 - 세밀하게 표현된 꽃과 기하학적 문양
이 타일 키오스크박물관은 역사적인 유물을 보면서 지난간 인류의 역사를 회상하는 곳이 아니라, 그저 아름답게 장식된 장식품을 보면 된다. 고고학 유물만 보다가 눈이 호사를 한다. 아니 눈 뿐만 아니라 머리도 가슴도 호사를 한다. 꼭 둘러서 시간의 여유를 가지고 보시기를.....
* 이스탄불대학교주변 야경
숙소가 이스탄불대학교 바로 옆에 있어 아침 저녁으로 나가면 학생들을 많이 본다. 특히 저녁에는 식당에 저녁을 먹으러 오는 학생들이 많았다. 우리나 그들이나 젊은 학생들은 똑 같다.
* 이스탄불대학교
누군가 한국의 유학생인지, 관광객인지 한글로 글을 써 놓았다.
* 시내풍경
트램이 다니는 선로
거리의 건물
제법 유명한 케밥집
곳곳에 있는 터키식 딜라이트를 파는 과자집
보스포루스해협 선착장 부근
오렌지 주스를 파는 가게
트램 : 멀리 아야소피아가 보인다.
길거리에서 파는 그림
갈라타다리에서 갈라타 타워쪽으로 가는 길가의 악기상점
이스탄불을 돌아 다니면 곳곳에 보이는 것이 고대의 유적지다. 특히 역사지구 주변에는 고대와 현대가 같이 공존하고 있다. 물론 고대 유적지를 중심으로 관광객들이 모여들기에 현대에도 시장이 발달하고, 관광객들을 위한 편의시설이 발달하면서 시가지가 발전한 것이다.
하지만 복잡한 시가지를 걸어다니며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구경하는 것도 재미있다. 우리나 그들이나 모두 사람사는 모습은 비슷하다. 일상생활은 어디나 비슷한 것이다.
이제 이 여행도 끝나가고 있다. 긴 여정이었지만 아들이 나를 잘 데리고 다니면서 많은 곳을 구경시켜 주었다. 항상 아들녀석의 마음가짐에 갘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