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과 함께 터키문명 산책 - 이스탄불 3 (탁심지구와 보스포루스해협)
이스탄불의 현대 - 이스티클랄 거리
이스탄불은 너무나 크다. 그래서 한번에 한 구역을 선별하여 구경을 하고 소개를 한다.
오늘은 갈라타다리에서 시작하여 튀넬을 타지 않고 걸어서 갈라타 타워쪽으로 가서 이스티클랄 거리를 걸어가며 한가롭게 거리 주변을 구경하고 여유롭게 한 나절을 보내기로 했다. 이스티클랄 거리에서 탁심 광장까지 가는 도중에는 과거의 이스탄불보다 현대의 이스탄불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젊은이들과 많은 사람들이 거리를 오가며 즐기고 있는 중간에는 중무장을 한 군인과 경찰들이 곳곳에서 경비를 서고 있는 모습도 볼 수 있다. 현재 이슬람국가의 테러에 대한 예방차원에서 경비를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외극을 다니면서 항상 느끼는 것은 남북으로 나누어 있다고 하지만 우리나라의 치안 상태는 정말 최고라는 것을 깨닫는다.
오늘은 이스티클랄거리와 거리 주변의 여러 유적과 유물, 그리고 길가의 풍경 탁심광장 등을 보여드리고자 한다.
그리고 오후에는 보스포루스해협을 관광하는 크루즈를 타고 보는 모습을 보여 드린다.
탁심 광장의 터키 독립기념탑
보스푸르스 해협 설명판
갈라타 다리를 건너 갈라타 타워에 올라가기 전에 복잡한 거리에서 잠시 왼쪽 바닷가쪽으로 들어가면 시장이 잇다. 여러 가지 물건을 팔고 있는 곳을 지나면 수산물시장이 나타난다. 카라카이다. 카라(kara)라는 뜻은 터키어에서는 '검다'라는 뜻이다. 이곳은 역사적으로 제 4차 십자군으로부터 콘스탄티노플을 수복한 비잔틴제국은 제노바의 상인들이 이곳에 정착하여 사업을 할 수 있도록 보장했다. 제노바사람들은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성벽과 탑을 지었는데, 이것이 갈라타탑과 지금 흔적이 남아 있는 성벽이다. 지금은 그저 조그만 수산 시장이라고 생각하고 어시장의 풍경을 구경하는 곳이다.
어시장의 모습
갈라타 타워
갈라타타워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우리에게는 잘 알려지지도 않았고 중요하지는 않지만 소소한 재미가 있는 갈라타 메블레비하네시 박물관이 있다. 오스만 시대의 문학과 서예등을 보관하는 박물괸이지만, 대부분의 관광객은 이슬람 전통 춤인 세마 의식을 보기 위해 찾는 곳이다. 하지만 세마는 시간을 맞추기가 너무 어려워 보기가 쉽지 않다. 월요일에는 저렴한 가격에 세마댄스 공연을 한다고 하니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시간 맞춰 방문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갈라타 메블레비하네시 박물관 전경
그냥 거리를 따라 걸으면서 구경을 하고 가다가 보니 카톨릭 성당이 눈에 띈다. 이슬람 국가에서는 상당히 드문 곳이다. 성 안토니오 성당이다. 이스티클랄 거리 중앙쯤에 있는 이스탄불 성당 중에서 가장 유명한 성당이다. 이슬람 국가에 있는 성당으로 1912년에 완공되었고,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 오는 성당으로 현지인보다는 세계 여러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많았다. 관광객들을 위해 터키어, 영어, 이탈이아어 등 다양한 언어로 미사를 보기에 이스탄불을 여행하는 카톨릭 신자들은 주일에 이곳에서 미사를 드린다.
성당 경내의 설명에는 교황님도 이곳을 방문했다는 사진이 있다.
성당을 나오면 옆에 이곳과는 좀 엉뚱한 갈라타사라이 고등학교가 있다. 우리나라의 특목고 처럼 터키 전국에 있는 우수한 학생들을 모아 교육시키는 명문고등학교로 터키에서 가장 오래된 학교로 1868년에 세워졌다고 한다.
성당 입구
성당 전경
성 안토니오 상
성당 내부의 모습
*이스티클랄 거리(Istiklal Avenue, Independence Avenue)
이스티클랄 거리(터키어: İstiklâl Caddesi)는 이스탄불 신시가지의 중심가로 베이욜루 지구에 위치한 거리이다. 하루 유동인구가 3백만 명에 달하는 거리의 길이는 약 3km이며, 갈라타 타워(Galata Tower)에서 시작해 탁심 광장(Taksim Square)까지 이어진다. 일정 시간 다니는 노면전차를 제외한 차가 없는 완전한 보행자를 위한 1.4 km의 거리에는 옷 가게, 악기점, 서점, 갤러리, 영화간, 극장, 도서관, 카페, 펍, 나이트클럽, 제과점, 초콜릿 가게, 식당 들이 죽 늘어서 있다. 이곳을 지나가는 빨간 트램은 19세기에 이 길을 달리던 노면전차를 복원한 것이다.
오스만투르크 시대에는 카데-이 케비르(Cadde-i Kebir, 大路)로 불렸으며 1923년 10월 29일에 터키 공화국 수립이 선포된 뒤, 이를 기리기 위하여 거리 명칭이 독립을 의미하는 ‘이스티클랄’로 바뀌었다. 거리를 따라 양 옆으로 수산시장, 각종 종교의 교회들, 19세기 초반에 유럽의 여러 국가에서 세운 교육기관 및 각국의 대사관과 영사관이 들어서 있다. 또한 19세기의 고풍스러운 건물이 보존되어 지금은 여러 종류의 가게로 사용되고 있다. 이 길을 걷지 않고는 이스탄불의 현재를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이스티클랄 거리 풍경
*탁심광장
이스티클랄 거리를 한가로이 거닐며 탁심광장에 도착한다.
이스티클랄 거리(독립 거리)라는 긴 보행자 거리와 연결된 탁심은 "분배" 또는 "분포"라는 뜻의 아랍어에 어원이 있다. 탁심은 원래 이스탄불 북쪽의 수도 공급원으로서 도시의 다른 부분과 분리되어 있는 지역이었다.
탁심 광장(터키어: Taksim Meydanı)은 현재 이스탄불의 중심지로 이스티클랄 거리와 이어져 있으며, 관광 중심지답게 수많은 상점, 호텔, 여행사 및 항공사, 음식점 등이 밀집해 있다. 또 탁심 광장 중앙에는 터키 공화국이 독립한 5주년을 기념하여 1928년 피에트로 카노니카가 만든 공화국 기념비(터키어: Cumhuriyet Anıtı)가 높이 11m로 서 있다.
탁심은 이스탄불 현재의 중심지로 신년 축하 퍼레이드, 사교 모임 퍼레이드 등 공공 사교 모임이 활발하게 진행되는 곳이다.
콘크리트 중간에 위치한 작은 녹지인 탁심 게지 공원이 있다. 2013년, 지자체는 공원을 철거하고 쇼핑몰을 건설하고자 했다. 그러나 이 공원 재개발에 반대해 수천 명의 사람들이 시위를 시작하면서 2013년 터키 반정부 시위가 시작되었다.
광장은 많은 시위의 중심지로 터키의 다양한 정치단체 뿐 아니라 많은 NGO들은 자신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이 탁심 광장에서 시위를 하여 많은 충돌이 있었다. 시위에 따른 많은 폭력 사건들이 있어 지금은 단체들의 광장 시위는 금지되고 경찰은 사고 예방을 위해 24시간 경비를 시작했다. 하지만 이 금지령은 주변 도로나 거리에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새해 축제(New Year's Eve), 공화국 기념일 같은 기념일 축제, 중요한 대형 축구 경기 경우에는 금지령에서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탁심광장 표지판
독립기념탑
이스티클랄거리에서 큰 대로로 내려가는 길에 여러 가지의 골목이 있다. 추쿨 주마라고 부르는 골목이다. 그냥 무작정 걸어가다 보면 우리나라 예전의 인사동과 같은 풍경이 나온다. 골목 구석 구석마다 골동품 가게와 옷 가게들이 보인다. 그렇게 오래 된 역사적 유물이 아니라 그저 일상생활에 사용되던 물건으로 제법 오래 된 것들이다. 눈요기를 하면서 걸어가다가 마음에 드는 물건이 있으면 적당한 가격을 흥정하여 사면 된다. 여러 곳의 골목이 있지만 아래의 대로를 향하여 가면 길을 잃을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
추쿨 주마 골목 풍경
해협 건너에 보이는 이스탄불 역사지구 전경
이스탄불 관광객들이 조심해야 하는 일들
저번 나의 글에서 내 경험을 이야기한 내가 구두닦이가 제일 위에 있다. 구두닦이는 조그마한 애교로 보아 줄 수 있지만 나머지는 잘못하면 큰 손해를 입는다. 사기의 일종이니 항상 낯선 사람이 이유없이 베푸는 친절에는 의심을 가져야 한다.
*페리를 타고 이스탄불을 보다. - 보스포루스해협 크루즈
아시아와 유럽은 이스탄불에서 만난다. 보스포루스 해협을 사이에 두고 서쪽은 유럽, 동쪽은 아시아이다. 오스만 터키가 1453년 유럽 쪽의 콘스탄티노플을 점령하면서, 오스만 터키는 두 대륙을 갈라놓은 보스포루스 해협을 완전히 장악하게 되었다. 이 해협을 터키가 장악하게 되자 방위를 목적으로 해협 양쪽 해안을 요새화하였다. 흑해에 접한 국가들은 반드시 이 해협을 통해야만 큰 바다로 나갈 수 있기 때문에 터키의 허락이 없으면 사실상 호수에 접한 내륙국이나 마찬가지였다. 현재 터키는 민간선박의 통행은 자유롭게 허용하지만 군함은 국적불문하고 순양함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
'보스포루스'라는 이름은 신화에서 제우스가 건드린 여자인 이오가 소로 변신해서 건넜다는 이야기에서 유래된 것으로 그리스어로 '소가 넘어 간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터키에서 부르는 이름인 İstanbul Boğazı는 단순히 '이스탄불의 목구멍' 혹은 '좁은 길목'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해협의 길이는 약 30km, 너비는 550∼3,000m, 수심 60∼125m에 불과한 작은 바다이지만 물살이 매우 거칠고 빨라서 소용돌이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보스포루스 해협 양쪽 기슭에는 돌마바흐체 궁전, 루멜리 히사르 요새 등 오스만 시대에 지어진 유서 깊은 건축물들과 고급 주택, 오래된 별장이 늘어서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준다. 보스포루스 해협에서 이스탄불의 시가지를 둘러보는 보스포루스 크루즈 투어는 이스탄불의 일몰부터 야경까지 감상할 수 있는 저녁 시간에 맞춰 탑승하는 것이 가장 좋다. 투어의 종류는 다양한데 에미뇌뉘(Eminonu) 선착장에서 출발해 보스포루스 제2교까지 올라갔다가 되돌아 내려오는 코스가 일반적이다. 또 차량 이동이 불편하고 우회하는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두 지역을 통근하는 이스탄불 시민들은 주로 연락선(바푸르)을 이용하기도 한다.
이곳에 처음 다리가 건설된 것은 1973년으로 두 대륙을 걸어서 왕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보스포루스 대교’라 명명된 이 다리가 만들어진 이후, 두 번째 다리는 1988년에 완성되었는데 ‘제2의 보스포루스 대교’혹은 ‘파티하 술탄 메흐메드 교’라 불린다. 보스포루스 해협 최북단에는 2016년 현대건설이 시공하여 개통한 제3대교인 야부즈 술탄 셀림 대교가 있다.
배에서 보는 갈라타 타워와 아야 소피아
일몰이 가까운 해협의 양안
오르타쾨이의 모습
해안에 보이는 돌마바흐체궁전
베벅
이스탄불에서 가장 우아하고 아름답게 커피를 한잔하고 싶으면 이곳에서 마시라고 한다. 이스탄불에서 가장 부유한 동네로 물가가 비싸지만 보스포루스의 낭만을 즐기기에는 가장 좋은 곳으로 여행자들이 선호하는 곳이다.
보스포루스대교
에미뇌뉘 항구로 돌아오니 어두워졌다.
배를 타고 보스포루스해협을 항해하는 시간이 제법 걸렸다. 코스에 따라 다르지만 보스포루스대교까지 왕복하는 크루즈는 한 시간이 훨씬 넘게 운행을 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해협의 바다 바람이 차므로 반드시 복장을 잘 갖추어야 추위를 막을 수 있다. 크루즈를 하는 동안 해협의 양쪽에는 아름다운 유적과 풍경이 많이 보이지만 안타깝게도 나의 이번 여정에는 이 코스가 예정에 없다. 이스탄불은 너무나 넓고 구경해야 할 것이 많아서 제대로 계획을 세워 구경하지 않으면 한달을 머물러도 무엇을 보았는지가 애매한 곳이다. 그래서 이번에 나의 여정은 이스탄불 역사지구를 중심으로 이스탄불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것만을 보는 최소한의 여정이다. 언젠가 다시 기회를 잡아 나머지 지역을 돌아 볼 수 있는 날을 기대하면서 아쉽지만 배를 타고 주마간산식으로 이 지역을 보는 것으로 만족한다.
크루즈를 마치니 시간이 너무 늦었다. 숙소로 돌아와 저녁을 먹으려 나갔다.
아들 녀석이 또 자기가 찾아 놓은 곳이 있다고 가자 한다. 숙소에서 그렇게 멀리 떨어져 있는 곳이 아니라서(약 트램 2구단) 걸어 가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한다. 이것이 아들과 여행하면서 느끼는 행복이다. 이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하고 맥주를 마시려고 시키니 알콜을 팔지 않는다고 한다. 아마도 정통 이슬람이 운영하는 곳이라 생각하고 음식만 먹고 나와 숙소에 가면서 맥주를 구입해 갔다. 저번에도 이야기했지만 슈퍼에도 알콜을 파는 곳과 팔지 않는 곳이 있다. 아마도 종교적인 이유라고 생각된다.
레스토랑 전경
레스토랑 내부
저녁 음식
숙소에 돌아와 오늘의 일정을 마치고 휴식을 취하다가 잠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