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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과 함께 터키문명 산책 - 에페소스

학다리54 2018. 5. 9. 13:43

 장대하고 화려한 살아 있는 도시 에페소스

 

 에페소스는 터키에서는 에페소(Efes)라 부른다. 성경에서는 '에베소'라고 하며 소아시아 7대 교회중 하나가 있는 빼 놓을 수 없는 곳이다.

 소아시아 서쪽 연안의 옛날도시로, 기원전 2000년대로 역사가 소급되나 B.C. 334년 알렉산더 대왕에 의하여 해방되어 헬레니즘 문화, 이어서 로마 문화가 번영하고 중요한 건축물이 수없이 많이 세워졌다. 특히 풍요와 생명의 여신으로 숭배받던 아르테미스신전은 B.C. 7세기 이후 몇 번이고 중건되어 B.C 4세기에 이르러서는 세계 7대 불가사의의 하나로 꼽히는 대 건축물로 완성되었으나 그리스도교 시대가 되자 그 모습은 완전히 파괴되어 버렸다. 현존하는 고대 유적은 헬레니즘 시대의 아고라와 극장, 하드리아누스제의 신전, 켈수스의 도서관 등이 있고 또한 근래에 발굴된 남쪽 경사면의 고대 로마의 주거지로부터는 벽화가 다수 발견되었다.

 

 이 도시는 그리스도교 시대에 들어와 성 바울이 편지를 보낸 곳으로도 유명하지만 특히 431년에 종교회의가 열려 성모가 신의 어머니라 인정된 것이 역사상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그리스도교 건축에서 가장 대규모인 것은 유스티니아누스 대제 치세 때 건립한 하기오스 요안네스 테오로고스의 바실리카인데 현재는 거의 붕괴해 버렸다. 이슬람 시대의 것으로는 이사 베이의 모스크가 있다

 

 에페소스 유적의 거리를 걷는 것은 마치 로마시대의 세월이 비껴간 어느 모퉁이에 와 있는 느낌이다. 유적의 입구는 남쪽 북쪽 두 군데인데 나는 남문으로 들어가 북문으로 나오는 방법을 선택했다. 

 

 

 

에페소스의 상징 - 겔수스도서관

 

 

남문 입구

 

 

로마시대의 에페소스 설명판

 

 

고대도시 에페소스 조감도

 

 

 남쪽 입구로 들어서면 바실리카 스토아(열주)들이 연이어 늘어선 거리 앞으로 소극장터인 오데온이 있다. 지붕이 있던 약 1500명을 수용하는 소극장으로 시낭송이나 음악회가 열렸던 곳이었다. 오데온 앞으로는 거대한 아고라가 자리하고 있으며 오른쪽으로 2세기에 지어진 바리우스의 욕장터가 3개의 아치와 함께 흔적만을 남기고 남아있다.

 오데온 소극장 정상에 올라 앉아 지나간 시대의 흔적을 느껴보며 세월의 무상함을 느껴본다. 지금도 이곳을 오고 가는 사람들, 과거에도 이곳을 지나갔던 사람들, 그리고 흘러가는 시간은 오늘도 어제에 이어 유유히 흘러간다.

 

 

 

바리우스욕장 - 로마시대의 욕장

 

 

바실리카 스토아(열주량) 설명판

 

 

 

 

 

오데온 설명판 - 설명판에는 Bouleuterion이라고 적혀 있다.

 

 

오데온의 입구

 

 

 

 

 

관청건물 설명판

 

이 건물은 고대 에페소스의 행정을 담당하던 건물인데 지금은 옛 자취를 알 수 없고 기둥만 남아 있다. 이곳에서 발굴된 두개의 아르테미스 여신상이 지금 박물관에 전시되고 있다.

 

 

 

 

 

 

 

멤미우스 기념비

 

1세기 아우구스투스 황제 시절 멤미우스가 그의 할아버지 술라를 기념하여 건립한 것으로, 술라가 에페소스를 탈환하는 장면과 승리를 칭송하는 글이 새겨져 있다.

 

 

 

도미티아누스 신전 설명판

 

 

 

도미티아누스 신전

 

 81 -96년 도미티아누스 황제 시대에 만들어진 신전으로 에페소스에 황제 이름을 따서 지은 최초의 건축물이다. 제2의 네로로 불리는 그는 그리스도교를 박해하였고, 가신들에게 암살 당한 후 그의 이름을 띤 모든 건물이 파괴되었다 한다.

 

 

폴리오 기념비와 도미티아누스 샘 설명판

 

 

 

 

그 당시의 기록물 보관소

 

 

Hydrekdocheion(물의 궁전) 설명판

 

 

 

 

승리의 여신 니케 부조

 

 멤미우스의 기념비 맞은 편에 있는 부조로 선명하게 월계관과 날개가 남아 있다. 다른 니케 여신상들보다 선명하게 조각되어 눈길을 끌지만 길가에 조그마한 부조라 모르고 지나칠 수 있다.

 

 

 

쿠레테스 거리

 

 쿠레테스 거리는 완만한 경사지로 바닥이 미끄럽다. 수 천년 전의 대리석이 닳고 닳아 반질반질한 정도가 유리알과 같다. 쿠레테스 거리 우측에는 2세기경 하드리아누스 황제에게 바쳐진 신전이 거대한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여신 티케, 메두사, 다양한 신과 황제의 모습을 조각한 부조들이 눈길을 끌고 주변으로는 스콜라스티카의 목욕장과 공중 화장실 등 당시의 삶의 흔적들과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

 

 

헤라클레스문 설명판

 

 

 쿠레테스 거리가 시작되는 지점에 양쪽 기둥에 헤라클레스 상이 있는 개선문이 있다. 4세기에 운반되어 온 돌기둥으로 지어진 헤라클레스 문은 2층으로 된 개선문으로 6개의 기둥 중 현재는 2개만이 남아 있다. 헤라클레스의 상징인 사자의 가죽을 지닌 모습이 부조로 남아 있는데, 원래는 큰 건물의 일부였다고 하는데 다른 부분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누군가를 모르겠는 입상

 

 

트리아누스 샘 설명판

 

 

 

 2세기경 트리아누스 황제를 기념하기 위해 세운 분수로 12m 높이의 중앙에는 황제의 동상이 있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조각상 일부만 남아 있다. 에페소스박물관의 디오니소스나 아프로디테 상 등이 여기서 발견되었다 한다.

 

 

로마주택지(Terrace House) 1 설명판

 

 

 

 

 

바리우스 욕장 설명판

 

 

스토아(열주) 설명

 

 

 

 

 

하드리아누스 신전 설명판

 

 

 

 

 

 2세기경 하드리아누스 황제의 신전으로 쿠레테스 거리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이다. 이중으로 된 아름다운 아치에 조각된 조각품과 대칭적으로 보이는 아치의 조형미는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한다. 이 신전의 앞쪽 아치에는 행운의 여신 디케의 조각이, 뒤의 아치에는 메두사의 조각이 보인다. 여기에는 비잔틴의 황제 테오도시우스, 그의 가족, 아르테미스 등등의 그림이 있는데 모조품이고 진품은 에페소스고고학박물관에 있다. 고대 에페소스를 건립한 안드로클로스의 전설이 조각된 벽도 있다.

 

 

 

Terrace House 2 설명판

 

 앞의 테라스 하우스 1은 아마도 일반 평민들이 살았던 주거지인 듯하여 주거지 모양을 띠고 있지만 아무런 꾸밈이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이 테라스 하우스 2는 귀족들과 부유층의 주거지였을 것으로 짐작한다. 세계에서 가장 잘 보존된 로마시대의 주택지로 알려져 있는 이 주거지는 기원전 1세기부터 7세기경까지 건축된 건물로, 안에는 수많은 벽화와 프레스코 모자이크 등이 잘 보존되어 있다. 이 테라스 하우스 2 구역은 차단벽으로 가려져 있으며 따로 입장료를 받고 있다. 아들과 나는 처음에는 그대로 지나치려고 하다가, 무언가가 있으니 입장료를 또 받겠지 하고 보고 가기로 했다. 결론만 말하면 보지 않았으면 진짜 후회했을 것이다. 이 테라스 하우스 2를 다 보고난 뒤 아들과 나는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입장료가 전혀 아깝지 않고 더 받아도 된다고. 그만큼 아름다운 벽화와 프레스코, 모자이크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게 아름답게 잘 보존되어 있는 유적이다. 아직도 발굴이 다 끝나지 않았는지 계속 발굴중이었다. 이 아름다운 건물 내부를 찍은 사진을 보여 드리니 감상해 보시기를......

 

 그리고 에페소스를 가는 사람은 꼭 이 테라스 하우스 2를 입장료를 또 주고도 보시기를 간절히 빈다.

 

 하드리아누스 신전 바로 앞에 있는 이 테라스 하우스 2는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4층인지 5층인지로 되어 있다. 맨 아래에서 위로 올라 가면서 본 유적과 유물들이다. 아무런 설명을 할 지식이 없으므로 그냥 보여 드리겠다.

 

 

 

 

 

내부설명판

 

 

 

 

 

 

 

 

 

 

 곳곳에 설명판이 있다. 하지만 그냥 눈으로 보고 지나가는 것이 좋다. 우리가 전문적인 역사학도가 아닌 이상 그냥 보고 즐기면 된다.

 

 

 

건물의 내부 구조와 유물 설명판

 

 

 

 

 

 

 

 

 

 

 

 

 

 

 

 

 

여기까지가 테라스 하우스 2의 내부 광경입니다.

 

 

테라스 하우스 2의 상층으로 나와서 보는 에페소스

 

 

하드리아누스의 문 설명판

 

 

하드리아누스의 문

 

 

쿠레테스 거리

 

 

Heroon of Androclos의 설명판

 

이곳은 에페소스에 있는 기독교 성지순례지로 알려져 있다. 밑의 사진에서 선명하게 기독교의 문양과 십자가가 보인다.

 

 

 

 드디어 장대한 에페소스의 자랑 켈수스도서관에 도착했다. 화려한 코린트식 열주가 변함없이 당당한 자태를 자랑하는 켈수스 도서관 전면에 서면 그 장엄함에 압도 당한다. 

 2세기 중반 학문을 사랑하던 아시아 주 총독 켈수스를 기념하기 위해 그의 아들 율리우스 아킬라가 아버지의 묘 위에 지은 도서관은 화려한 석주 건물로 코린트식 열주의 정문 석주가 강한 인상을 풍긴다. 정면 4개의 입구 앞에는 지혜와 지식, 지성과 용기를 상징하는 여성의 동상들이 자리하고 있어 도서관의 웅장함에 아름다움을 더한다. 하지만 이것은 모두 복제품이다. 진품은 비엔나박물관이 가지고 있다. 그 당시에 12,000여권의 두루마리 형태의 서적을 소장하고 있었고, 서적이 상하지 않게 온도와 습도를 조절하는 구조로 만들었다고 한다. 도서관 입구 계단에서는 여행자들이 휴식을 취하고 사진을 찍으면서 에페소스 신비에 휩싸인 듯 쉽게 자리를 뜨지 못한다.

 

 

켈수스도서관 설명판

 

 

 

 

 

아고라의 남문(마제우스와 미트라다테스문) 설명판

 

 

 겔수스도서관을 바라보면서 오른쪽에 있는 문으로 상업아고라로 이어지는 문이다. 노예였던 마제우스와 미트리다테스가 노예에서 해방되면서 아우구스투스황제에게 감사의 표시로 바친 문이라 한다. 이런 거대한 문을 노예신분이었던 그들이 어떻게 지었는지 궁금할 뿐이다.

 

 

 

 

 

겔수스도서관의 내부와 측면 벽

발자국 표시

 

 켈수스 도서관 앞에 있는 마제우스 미트리다테스문 아래에는 대리석 거리의 지하도를 통해서 사창가로 가는 통로였다고 한다. 도서관 앞에 사창가가 있었다니 조금은 의아한데 좀 부끄러웠든지 지하를 통과한다고 하였다.

 그런데, 사창가 입구 골목의 길가 바닥에는 발 그림과 여인의 상체가 그려진 대리석이 있는데, 이것은 발자국보다 큰 발을 가진 사람, 즉 성인만 사창가를 출입할 수 있다는 표시였다고 하고, 그 발자국 오른쪽에 새겨진 여인은 미인이 있음을 알리는 세계 최초의 광고이고. 발자국 위편의 둥근 구멍은 화대를 내야 한다는 의미라고 한다

 

 

상업아고라 설명판

 

 

 

 상업아고라는 고대 에페소스의 중앙시장으로 에페소스 주민들의 상업중심지로 번창하였으나, 지금은 모두 파괴되고 기둥만 남아 있다.

 

 

 대리석 길

 

마제우스와 미트리다테스 문을 나서면 마지막 회랑으로 이어지며 아고라가 펼쳐진다. 돌길이 아닌 흙길을 밟으며 세월의 흐름속에 사라진 에페소스를 다시 생각한다. 겔수스도서관에서 원형 대극장까지 이어져 있는 길로 고대에는 아르테미스 신전까지 이 길이 이어져 있었다고 한다.

 

 

 

대극장(원형극장) 설명판

 

 문명의 쇠락과 역사의 흔적을 더듬으며 피온의 언덕에 올라선다. 파나 유르산 언덕에 지어진 야외 대극장은 2만 5천명을 수용할 수 있는 거대한 규모로 그 웅장함에 압도당한다.

거의 완벽하게 원형이 보존되어 있고, 오늘날의 극장과 비교해도 현대의 극장이 따라가지 못한다. 극장은 기원전 3세기에 건설을 시작하여 여러 번의 개축을 거쳐 로마 초기인 41년 - 117년 사이에 대대적인 개축을 통해 로마식으로 바뀌어 지금 전한다. 중앙 무대정면 건물에는 부조와 조각들로 장식했다. 음향시설을 완벽하게 설계되어 지금도 에페소스 국제음악제가 여기에서 열린다 한다. 특히 이 극장은 에페소스의 아르테미스 여신 숭배와 기독교의 갈등이 빗어진 곳이다. 사도 바울이 이곳에서 우상숭배 철폐의 설교를 하다가 추방된 곳이다. 

 

 엄청난 규모와 아름다운 극장의 외형에 감탄하면서 잠시 객석에 앉아 지난 날의 영화를 회상하면서 지금은 묻혀버린 고대의 항만을 바라본다. 2,000년 전의 영화를 회상하며 시간의 도도한 흐름속에서 사라져 버린 인간의 모습을 흑백 필름처럼 가슴속에 떠 올려 본다. 헬레니즘 시대의 고대 유적지 에페소스의 신비를 바라보며,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는 깊은 역사의 지혜를 깨우친다.

 

 

 

대극장 앞부분

 

 

 

 

 

 

대극장의 여러 모습

 

 

 

 

아르카디아 거리

 

 대극장을 나오면 헬레니즘시대에 세워져 수 많은 사람들에 의해 반들반들해진 대리석 도로가 나온다. 아르카디아 거리다. 대극장에서 항구를 향하여 뻗어 있는 거리인데 비잔틴시대에 황제 아르카디아가 수리하면서 명명된 거리다. 너비가 약 11m이며 길이는 약 500m로 길 양 옆에는 상점이 늘어서 있어 번화한 거리였다고 한다. 강의 토사가 쌓여 항구가 제 기능을 상실하면서 점점 쇠퇴하였다.

 

 

극장연무장 설명판

 

 

 

 

 

항만체육장설명판

 

 

성모 마리아교회 설명판

 

 

 

 대극장에서 북문으로 나가기전에 보이는 유적으로, 성모 마리아를 모신 최초의 교회로 알려져 있다. 원래는 바실리카였는데 증축을 하여 교회로 사용한 곳이다. 431년 삼위일체를 그리스도교 정통 교의로 확인하는 에페소스공의회가 열린 곳이다.

 

 

 에페소스를 보고나니 가슴이 멍하다. 이런 장대한 유적을 인간이 가지고 있었다고 생각하니 인간의 위대함이 또 느껴진다. 오랜 세월의 흐름에서 이곳을 만든 사람들이나, 이곳에서 살던 사람들은 지금 사라져 버렸으나 그들의 삶의 흔적은 고스란히 우리에게 전해진다.

 

 이 에페소스에서 우리는 위대한 건축물을 수 없이 본다. 하지만 나는 무엇보다도 그들의 삶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테라스 하우스 2가 마음속 깊이 새겨졌다. 에페소스를 가는 사람은 꼭 이 테라스 하우스 2를 구경하기를 다시 한번 말한다. 무엇보다 소중한 우리의 유산이며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보고이다.

 

 에페소스 유적에서 받은 감동을 제데로 간직하고 이 감동을 잃어버리기 전에 빨리 고고학박물관에 가서 에페소스에서 발굴된 유물들을 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