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과 함께 터키문명 산책 - 파묵칼레 1 (라오디키아와 석화층)
고대 최대의 도시 라오디키아(라오디게아)
아프로디시아스를 구경하고 돌아오는 길에 데니즐리와 파묵칼레 중간에 있는 라오디키아유적으로 향했다. 라오디키아는 아직은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가 않은 곳으로, 한참 발굴중인데 아직 10%도 발굴되지 않았다고 한다. 라오디키아는 무려 기원전 5000녀부터 사람이 살고 교역이 활발하여 번영을 누리던 도시였다. 특히 소아시아 7대 교회중의 하나로 요한묵시록에 이곳이 언급되면서 기독교 순례객들에게는 중요한 순례지이다.
너무나 유적지가 크고 아직도 발굴이 조금밖에 진행되지 않아서 황량하게 보이는 곳이지만 그리스나 터키의 고대도시가 가지고 있는 건물들을 모두 가지고 있고, 규모가 엄청나다. 황량한 벌판이고 휴식을 취할 곳이 전혀 없다는 점을 유의하여 관람을 해야 한다. 이곳에서 파묵칼레를 보면 하얀 석회층이 햇빛 아래 빛나는 모습을 구경할 수 있다.
라오디키아 유적
라오디키아는 터키 남서부에 셀레우코스왕조가 건설한 고대도시로. ‘백성의 정의’란 뜻을 가진 지명은 시리아왕 셀레우코스2세의 왕비 ‘라오디케’(Laodice)의 이름을 따서 명명된 도시로 데니즐리 북서쪽 있다. 라오디키아(Laodikeia) 유적은 규모로만 보면 가장 큰 고대도시로 추정되는데 현재 발굴된 것은 10%에 불과하고, 관광지로 개방된 것도 불과 몇 년에 지나지 않는다. 이곳이 주목 받는 다른 이유는 요한묵시록에 라오디키아 신자에게 보내는 말씀에 소아시아의 7개 교회 중 가장 크게 책망을 받은 곳으로 기록하고 있어 기독교인들에게 특별한 곳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라오디키아는 눈병을 고치는 안약의 산지로 유명 하였다. 라오디키아 교회에 보낸 요한묵시록에는 영적인 눈을 뜨기 위하여 안약을 사서 바르게 하라고 기록 되어있다.(요한묵시록 3:18)
이 도시가 멸망 한 것은 파묵칼레와의 중간에 있는 강이 큰 홍수로 범람하여 완전히 파괴되었다고 하는데, 하느님의 징벌에 의한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특히 이곳에 많이 재배되었던 양귀비꽃으로 마약에 중독되어 사람들은 타락과 범죄와 향락에 빠진 삶이었다고 말한다.
의료도시로 이름이 난 라오디게아유적에는 로마시대의 석재들이 여기 저기 널려있다. 1950년부터 발굴 복원사업을 하고 있다고 하나 지지부진하여 버려진 곳과 같은 느낌이다. 여기도 지진으로 인한 피해가 매우 컸다고 하지만 지금 넘어지지 않고 있는 석주로 짐작할 때 대단히 광대한 지역에 걸친 거대도시였음을 짐작할 수 있다.
길가의 라오디키아 표지
이 표지에서 제법 먼 길을 걸어 가면 입구가 있다. 약 1.5km쯤 되는 거리다. 그런데 입구에서 입장표를 사서 들어가면 아무 것도 없고 길만 보인다. 그 길을 따라 또 제법 먼 길을 걸어 올라가면 유적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놀랄 정도로 넓은 곳에 아직 발굴이 진행중이라 폐허와 같은 유적이 곳곳에 돌무더기같이 보인다. 그러나 시간을 가지고 돌아보면 그 방대한 규모에 감탄한다. 그리고 이 유적이 제대로 발굴되면 얼마나 멋진 곳이 될까?하고 생각해 보는 것도 즐겁다. 지금은 폐허같이 보이지만 남아 있는 유적만으로도 그 웅장하고 위엄있었던 과거의 영화롭던 시절을 머리에 상상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유적지에서 보는 파묵칼레
저 멀리 보이는 하얀 산정은 눈이 아니라 바로그유명한 파묵칼래 석회층이다.
라오디키아 유적 설명판
라오디키아의 역사 설명판
유적 이정표
템플 A라고 칭하는 유적 설명판
엄청나게 넓은 벌판에 무너진 도시의 모습이 폐허처럼 보이지만 수천년의 세월을 지탱해온 역사의 흔적이다. 아직 제대로 정리된 것이 없어 온전한 설명도 되어 있지 않다. 그저 이곳이 한 때는 소아시아에서 가장 영화를 누리던 도시라고 생각하고 이 자취만으로 그 때의 모습을 상상해 보는 것도 즐거움이다. 내가 그리스와 터키의 옛 유적을 산책하면서 이렇게 큰 도시가 제대로 보전이나 발굴이 되지 않은 것은 아마 보지 못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언젠가 이 유적지가 제대로 발굴되어 옛 모양을 보여주는 날이 있을 것이다. 그 때 이 유적을 다시 볼 수 있을는지가 의문이다.
아름다운 문양을 갖춘 유적
라오디키아 교회 설명판
특이하게 이 라오디키아 유적은 아직 완전히 조사되지 않아 각 유적지에 plan이라는 번호를 매겨 놓고 있다. 정확하게 유적의 용도나 역사가 규명되지 않았기 때문이리라 생각되고, 또 발굴을 위한 번호라 생각된다.
서쪽원형극장 설명판
서쪽극장이라는 설명으로 보아 다른 쪽에도 극장이 있었으리라 짐작이 되는데 한 도시안에 여러 개의 극장이 있을 정도라면 이 도시의 크기를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거의 폐허와 같이 보이는 서쪽 원형극장. 그러나 크기는 엄청나다.
그리스와 터키를 여행하면서 본 원형극장은 거의 완전하게 복원된 것이 많았는데 이 원형극장은 아직 복원하기에는 세월이 멀다. 설명에 의하면 약 8000석을 갖추고 있다 하는데 크기가 그 이상으로 보인다.
각 유적을 가리키는 이정표다
스타디움 거리 설명판
선명하게 십자가가 보이는 석판
님파에움(nymphaeum) 설명판
에페수스 거리 열주 설명판
latrine(옥외 뒷간 정도로 이해) 설명판
특별히 보관되어 있는 프레스코
발굴중이라 출입을 통제하고 있는 거리
곳곳이 발굴이 진행중이라 내부를 볼 수가 없는 것이 아쉽다.
라오디키아는 과거의 영화롭던 시절의 방대한 규모에 비해 지금은 다른 유적지에 비해 알려지지 않은 곳이다. 비교적 현대에 발굴이 시작되어 아직도 수 많은 유적이 그대로 있다. 제대로 우리에게 알려지려면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할까? 수 많은 시간이 흘러도 이 도시가 잊혀져 있던 시간보다는 짧을 것이다. 빠른 시간에 이 도시가 제 모습을 찾아 우리에게 보여진다면 우리는 또 하나의 문화유산을 간직할 것이다.
라오디키아를 구경하고 숙소로 돌아가니 오늘이 12월 31일이다. 어느 새 또 한해가 다 지나간다. 외국에서 새해를 맞이한게 언젠인가를 생각하고 아들에게 물으니 한 10년전에 아들녀석과 일본에서 연말 연시를 맞이한 기억이 있고, 아들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지만 아들이 네살 때 싱가포르에서 새해를 맞이한 기억이 있다. 모두 여행을 가서 타국에서 새해를 맞은 것이다. 저녁이 되어 숙소에서 휴식을 취하며 한해를 보내는 회포를 풀며 맥주를 마시고 있으니 우리나라의 젊은이들이 몇 명 들어온다. 터키를 여행중이라 한다. 카파도키아를 거쳐 왔다 하여 발룬을 탔는가 물어보니 못탔다고 하며 바로 우리가 발룬을 탄 그날 이후로 한번도 발룬이 운행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 젊은이들 가운데 부산 학생이 있어 이야기를 하며 아버지와 함께 여행을 해 보라고 권했다. 아들도 옆에서 아버지와 여행하는 것도 참 의미있는 일이라 하며 거든다. 어느 새 자정이 되니 이곳에서도 축하의 불꽃을 쏘아 올린다. 물론 거대한 불꽃 쇼는 아니고 자그마하지만 새해를 알리는 것이다. 조금 쉬다가 잠자리에 든다.
다음 날 아침 2018년 1월 1일이다. 여행중이라 다른 생각도 없이 또 여행에 나선다.
파묵칼레 석회층
오늘은 파묵칼레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석회층을 보고 히에라폴리스를 답사하는 일정을 정했다. 석회층은 우리 숙소 바로 뒤에 있기에 가는 것은 쉬웠다.
원래 파묵칼레(Pamukkale)는 터키 남서부 데니즐리에 위치한 석회층을 말한다. 파묵칼레의 뜻은 터키어로 파묵이 목화이고 칼레는 성이므로 ‘목화성’이란 뜻이다. 석회층이 목화의 하얀 솜처럼 보여 일컫는 명칭이다. 파묵칼레(Pamukkale)는 우리나라 사람에게도 꽤 알려진 곳으로, 3만년 세월이 만들어낸 하얀 석회암 절벽, 바람과 물결에 씻겨 만들어진 물결모양의 테라스, 약 35도 정도의 온천수로 가득 찬 크고 작은 웅덩이로 만들어진 높이가 약 160m 절벽에 2,700m 정도 길이의 하얀 성과 같은 모양으로 데니즐리 부근 어디에서 보아도 한눈에 들어온다. 새하얀 눈이나 소금이 쌓인 것처럼 보이는 석회층은 언덕 위에서 아래까지 생긴 모습은 흡사 계단식 다랭이논을 닮았다. 소금가루를 겹겹이 쌓아놓은 듯 하얀 석회층이 절벽 한 면을 빼곡히 채운다. 하얀 석회층에 푸른 온천수가 고여 있는 풍경은 쉽게 볼 수 있는 광경이 아니다. 그리고 이 석회층들은 하루에도 여러 차례 색이 변한다. 웅덩이에 고인 푸르던 물은 희게 변색되며 해 질녘에 띠는 색깔은 붉은빛이다. 관광객들은 정해진 이동로를 따라 정상부위에서 중턱까지 짧은 거리지만 신비한 순백의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석회층의 훼손을 막기 위해 반드시 맨발로 들어가야 한다. 눈으로 보기에는 미끄러워 위험할 것 같으나 감촉이 거칠고 미끄럽지 않다. 요즈음에는 온천수가 충분하지 못해 요일에 따라 유량을 조절하기 때문에 물이 가득하지 않을 경우도 있다.
석회층을 걸으면서 온천수에 발을 담그고 망중한을 즐겨 보는 것도 여행의 한 즐거움이다.
파묵칼레 자연 공원
석회층 아래에 만들어 놓은 공원으로 숲이 우거진 연못이 인공적으로 만들어져 있고 여러 산책로를 만들어 놓았다. 석회층에서 흘러 내리는 물로 가득한 이 공원 연못에는 유람선 같은 것도 있는 유원지이다.
석회층을 걸어가기 위해서 신발을 벗는 곳
두껍게 쌓여 있는 석회층
석회층에서 보는 파묵칼레 마을
석회층을 흐르는 온천수
석회층의 여러 모습
석회층에는 다양한 모습의 물웅덩이가 만들어져 있다. 사람들은 모두들 그 웅덩이에 발을 담그고 즐거워한다. 동심의 세계로 들어선 사람들은 웃고 떠들면서 각자 자기 나름대로 추억을 만들어 간다.
석회층가로 흐르는 온천 수로
석회층의 여러 모습
석회층 자연 공원에서 보는 석회층
석회층을 갈 때는 반드시 비닐 봉지를 여러 개 준비하는 것이 좋다. 먼저 신발을 벗어야 하니 신발을 넣을 봉지가 있어야 하고 석회층 가에 흐르는 온천수에 발을 담그고 앉기 위해서 비닐 깔판이 있는 것이 좋다. 그런 비닐이 없어 곤란해 하는 사람들이 많앗다. 우리는 다행히 비닐을 여러 장 가져 갔기에 사용하고 버리려고 하니 주변 사람들이 다 사용했는가 물으며 자기에게 달라고 해서 주니 고맙다고 인사를 한다. 명심하시기를 ....
내가 묵었던 호텔
파묵칼레는 이스탄불, 카파도키아와 함께 터키를 가면 꼭 가는 유명한 곳이라 대체적으로 여행객들을 위한 시설이 제법 잘 갖추어져 있다. 식당도 곳곳에 보이고 음식도 나무랄 데 없이 괜찮은 편이다. 얼마나 많은 한국 사람이 오는지 한글로 된 식당 메뉴판이 길가에 보이기도 한다. 그리고 이곳에서도 발룬이 운행되고 있다. 물론 카파도키아와 같이 엄청난 규모는 아니고 몇 개 정도가 운행되고 있다. 하지만 카파도키아에서 발룬을 타지 못하였거나, 이곳의 경치를 하늘에서 보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
카파도키아의 자연도 신비롭지만 파묵칼레의 석회층도 자연의 경이로움을 우리에게 준다.
그리고 내가 생각하기에는 석회층을 걸어 보면서 관광하는 것은 자연공원쪽에서 걸어 올라 갔다가 다시 걸어 내려오는 것이 여러 면에서 편리하다고 생각한다. 먼저 석회층 상부족에 가려면 파묵칼레 마을에서 제법 많이 떨어져 있어 시간이 제법 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