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랑길 44코스(사포버스정류장 - 줄포만갯벌생태공원 - 호암마을 -곰소염전 - 곰소항회타운)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서해랑길 44코스는 사포버스정류장을 출발하여 조금 길을 걸으면 고창을 지나 부안으로 넘어간다. 해안을 따라 가면 줄포만갯벌생태공원이 나오고 계속 걸어 호암마을을 지나면 유래가 오래된 곰소염전에 도착한다. 여기서 잠시 머물다 걸어가면 곰소항회타운에서 이 코스는 끝이 나는 14km의 코스다.
44코스 안내판
44코스 안내펀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으니 대략 오십은 아직 되어 보이지 않은 남자가 배낭을 메고 길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길 건너편에는 아마 부인인 듯한 여인이 차를 몰고 있으며 인사를 하고 있었다. 그래서 같이 걸으며 이야기를 하여 보니 나와 같은 부산 사람이었다. 그러면서 자기 부인의 고향이 이곳이라 자기만 길을 걷고 부인은 차를 타고 가서 목적지에서 기다린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아직 생업에 종사하고 있어 오랜 시간은 걷지 못하고 휴일이 있으면 띄엄띄엄 코스를 걷는다고 하였다. 이길을 걸으면서 길을 걷는 사람을 제법 보는데 나와 같이 1코스부터 순서대로 걷는 사람은 보지를 못하고 대부분이 띄엄띄엄 코스를 몇 개씩 걷고 있었다.
그 사람과 함께 걷다가 나는 사진도 찍고 해야겠기에 길 잘 걸으라는 인사를 하고 헤어져 내 속도에 맞추어 길을 걸었다.
길가에 핀 꽃
누렇게 익은 가을 들판
들을 돌아 길을 가니 줄포만갯벌생태공원을 가리키는 표지가 나오고 조금 더 가니 해안이 나타난다. 줄포만갯벌생태공원이다.
줄포면 우포리 앞바다는 옛날에는 주요 항구로 이용되었으나 점차 갯벌이 퇴적됨에 따라 1960년대 후반에 줄포항은 폐항되고 줄포면 소재지가 상습적인 바닷물 침수 피해를 입고 있었다. 줄포갯벌생태공원은 침수에 대비하여 제방을 쌓은 것이 쉼터로 자리잡은 것이다. 제방을 쌓은 후 갈대와 띠풀 등이 무성해지고, 담수습지가 형성되면서 자연스레 생태늪지로 발전했다. 공원의 총 면적은 20여만 평으로 각종 들꽃들이 계절에 따라 만발해 지나가는 나그네의 걸음을 멈추게 한다. 생태공원 앞 갯벌은 지난 2010년 1월 람사르 습지로 등록될 만큼 갯벌이 살아 있는 곳으로 많은 조류와 염생 식물, 갯벌동물 등이 한데 어울리며 살아간다. 칠면초 군락도 넓게 펼쳐져 있어 초가을이 되면 빨갛게 물들어 볼거리를 제공하며 좋은 추억을 남겨 주는 곳이기도 하다. 생태공원의 하얀 2층집 건물은 2005년 방영됐던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이 촬영됐던 곳이다.
줄포갯벌생태공원 표지
줄포갯벌생태공원의 여러 풍경
줄포만 탐방로 안내판
줄포갯벌생태공원을 지나 해안과 들판을 번갈아 지나가면 호암마을이 나오고 마을을 지나 더 걸어가면 유명한 곰소염전이 나온다.
부안군 진서면 곰소만에 있는 곰소염전은 <세종실록지리지(世宗實錄地理志)>에 조선시대부터 천일염을 생산하였다는 기록이 남아있는데, 조선시대에는 줄포만에서 곰소만까지 화염(바다물을 끓여 만든 소금)을 만들었다고 한다. 이곳에서 생산된 천일염은 서울 노량진과 마포나루를 통해서 도성으로 운송되었다. 지금의 곰소염전은 1942년에 이곳에 제방을 축조하면서 곰소 일대는 간척지가 되었으며 북쪽으로 넓은 염전지대가 형성되었다.
소금은 보통 3월 말에서 10월까지 생산되는데 5,6월에 소금 생산량이 가장 많고 맛도 좋기 때문에 이 시기가 염부들에게는 수확의 계절이라고 한다. 연간 생산량은 20kg 소금포대로 약 10~15만 가마를 생산하는데, 신안군 일대의 다른 염전에 비해서 생산량이 많은 편은 아니나 '곰소천일염'이라는 브랜드로 판매되고 있다.
곰소염전 일대에는 갯벌이 발달해 있으며 바닷물에 미네랄이 많기 때문에 소금의 맛을 더욱 풍부하다고 한다. 그래서 곰소 앞바다에서 잡힌 싱싱한 생선을 천일염으로 절여서 만든 젓갈이 유명해졌다.
곰소염전에 대해서는 예전에 내가 곰소염전에서 염부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며 많은 지식을 얻었는데 아래의 나의 블로그를 참조하기 바란다.
https://lhg5412.tistory.com/50, 곰소 염전 - 잘 말려진 천일염
곰소염전의 모습
염전주변에 주차장이 만들어져 있고 예전과는 다르게 완전히 관광지로 변하여 있었다. 우연히 나이가 지긋하게 보이는 주차장의 차량운행을 관리하는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며 내가 예전에 왔을 때와 달리 곰소가 엄청 변하였다고 하니 지금 곰소에는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예전과는 다르게 발전했다고 하였다. 내가 이 염전에서 염부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소금도 구입했다고 하니 그 염부가 누군가를 물었지만 그 염부를 나는 지금 알 수가 없다고 하였다. 내가 저 멀리 보이는 함초를 보면서 함초를 재배하는가를 물으니 재배하는 곳은 따른 곳에 있고 염전의 함초는 자생하는 것이라 하였다.
이 교통 관리하는 사람과 여러 이야기를 하고 주위에 있는 카페에서 쉬려고 하니 소금커피가 아주 맛있다고 추천을 하면서 여행을 잘 하라고 인사를 했다.
카페의 외부와 내부
내가 예전에 왔을 때는 없었던 카페에 들어가니 많은 사람들이 카페에서 휴식을 취하며 주변의 경치를 즐기고 있었다.
주차장 관리인이 추천한 소금커피를 한잔시켜서 느긋하게 음미를 하면서 마셨다. 커피를 받아서 살펴보니 커피 잔 주위에 소금을 둘러놓아 커피를 마시면 자연히 소금을 맛보게 되어 있었다. 그런데 묘하게 커피와 소금 맛이 조화를 이루어 아주 색다른 맛이 있었다.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권할 만한 커피였다.
소금커피
곰소항 주변
카페에서 쉬다가 나와 다시 길을 걸으니 곰소의 해변이 나타난다. 해변을 따라 걸으니 철길이 보이고 예전에는 보지 못했던 곰소역이 나온다. 아마도 관광지로 개발하면서 옛 철길을 살려 역을 만든 것이라 여겨졌다.
곰소역
곰소 표지
곰소항 해안을 따라 길을 가니 젓갈 축제가 열리고 있었다. 내가 젓갈을 좋아하여 이 곰소에 젓갈정식을 먹으려 몇 번이나 왔었는데 예전에 보던 그 음식점은 보이지 않고 시장도 예전과 달리 많이 커졌다.
곰소항은 부안군 진서면 진서리에 있는 지방어항으로 하루에 130여척의 어선들이 드나들 정도로 활성화된 어항이다. 곰소항 주변으로 대규모 곰소염전이 있고, 대한민국 최대의 젓갈시장인 곰소 젓갈시장과 수산시장, 건어물시장이 있어 많은 관광객이 찾는다.
이 항구는 일제강점기 말엽 우리에게서 착취한 농산물과 군수물자를 반출하기 위하여 만들어진 항구이다.
진서에는 곰소염전이 있어 소금 생산지로도 유명하지만, 근해에서 나는 싱싱한 어패류를 재료로 각종 젓갈을 생산하는 대규모 젓갈 단지가 조성돼 있어 주말이면 젓갈 쇼핑을 겸한 관광객들로 붐비는 곳이다.
곰소젓갈의 맛있는 젓갈정식은 아래의 나의 블로그에서 볼 수 있다.
https://lhg5412.tistory.com/51, 곰소 젓갈정식 : 깨끗한 천일염으로 담근 정갈한 맛
풍악소리가 들리는 젓갈축제장
젓갈시장
해안의 조형물
해안을 따라 조금 가니 이 코스가 끝나고 다음 코스의 안내판이 보인다.
이길을 걸으면서 예전의 추억도 되살리고 변화된 모습을 보면서 추억에 잠기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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