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해파랑길 41 코스(주문진해변 - 죽도항입구)

학다리54 2021. 11. 30. 11:11

 이 구간부터 양양, 속초 구간이 시작한다. 동해안 길이 어느 곳인들 아름답지 않을까? 마는 이 구간의 동해안길은 특히 아름답다. 아름다운 경치뿐만 아니라 많은 역사적인 이야기가 서려 있는 구간이기도 하여 선인들의 자취를 머리에 그리며 걸어야 하는 곳이다.

 

 

양양, 속초구간 안내 지도

 

 해파랑길 41 코스는 주문진해변에서 출발한다. 주문진해변을 벗어나면 매우 크지는 않지만 아름다운 향호를 만난다. 향호에서 해돋이를 보며 한 바퀴 돌고 나와서 동해안의 해안길을 걸어 남애항과 광진해변을 거쳐 죽도정입구까지 가는 12.2km의 길이다.

 

41코스 인증대

 

 41코스 인증대는 아무런 표식도 없이 길가에 덩그런히 놓여 있어 조금만 유의해 보지 않으면 쉽게 그냔 지나치기가 어렵다. 좀더 세밀한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

 

주문진 해수욕장 입구 표시

 

 일찍 일어나 해돋이를 보려고 주문진해수욕장으로 향했다. 멀리에서 하늘과 바다가 붉게 빛나고 있지만 해가 뜨는 방향을 짐작하니 위치상 해돋이를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이 들어 포기하고 걸음을 옮겨 오늘의 걷기를 시작한다. 강릉시 주문진읍 주문리와 향호리에 걸쳐 있는 해변인 주문진해변(注文津海邊)은 주문진에서 북쪽으로 1.5km 떨어져 있는 강릉 최북단의 해변이다. 주문리와 향호리에 걸쳐 있기 때문에 주문리쪽 해변을 주문해변, 향호리쪽 해변을 향호해변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향호호수가 옆에 있어 사철 담수어 낚시도 할 수 있고, 해변 뒤에 있는 6,600의 울창한 소나무숲이 있다. 아침의 향호를 한가로이 돌고 있으니 동쪽에서 해가 뜬다. 주문진해변에서 보지 못한 해돋이를 이 호수위에서 본다. 또 다른 아름다운 광경이다. 동해안을 걸으면서 바다위로 떠오르는 해를 무수히 보았지만 호수위로 떠오르는 해돋이를 보는 것은 처음이다.

 

 

 조금 가니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가게 설정해 놓았는데 보니 향호라는 표지가 붙어 있었다. 주문진읍 향호리에 있는 석호(潟湖)인 향호(香湖)는 강릉에서 북쪽으로 나가는 7번국도의 왼쪽에 있다. 향호(香湖)라는 지명은 고려 충선왕 때 동해사면을 흐르는 계곡의 하류와 동해안의 바닷물이 만나는 지점에 향나무를 묻는 매향(埋香)의 풍습에서 유래하였다고 한다. 강물과 동해바다의 바닷물이 혼합되어 여러 어종이 자라고, 특히 공어(公魚), 장어, 가물치 등이 서식하고 있는 면적은 약 8.0정도인 제법 큰 호수다.

 

향호와 향호에서 보는 해돋이

 

 향호를 한 바퀴 돌아나와 길을 걸으니 산좋고 물좋은 양양이라는 표지가 보인다. 이제 강릉을 벗어나 양양으로 들어 섰다. 그런데 여태까지 잘 보이지 않았던 해안가의 철조먕이 곳곳에 보인다. 군사작전지역으로 민간인의 출입을 금지해 놓은 것이다. 이런 것을 볼 때마다 아직 분단인 우리의 현실이 느껴진다. 참으로 슬픈 일이다.

 

해안을 막은 철조망

 

 조금 길을 가니 지경리가 나온다. 강릉시와 경계지점에 있으며 인근에 남애항이 있는 설악권의 최남단 해변인 지경리해변의 최고 장점은 해수욕장 뒷편에 울창하게 드리운 3만평 정도의 송림으로 이 송림에서 텐트를 치고 야영도 할 수 있다. 지금 지경관광단지를 조성한다고 엄청난 규모의 땅에 펜스를 둘러 쳐 놓았다.

 

 

 지경리를 벗어나 북으로 조금 올라가면 유명한 남애항과 해수욕장이 나온다. 아름다운 석호인 매호를 끼고 있는 남애리에는 모두 세 군데의 해변이 있다. 그 중 맨 북쪽에 위치한 남애해변이 가장 규모가 크고 수심이 얕아 경사가 완만하고 모래질도 좋은 편이다. 또한, 바다로 흘러드는 매호의 물길 양쪽에는 광활한 갈대밭이 펼쳐져 있어 가을철이면 햇살 아래 금빛으로 일렁이는 갈대밭의 풍경이 그림처럼 아름답다. 남애항은 동해시 추암해변, 양양 낙산 해변과 함께 동해안의 일출 명소로도 이름 나 있다.

 

 남애항(南涯港)은 영화 <고래사냥>의 마지막 장면이 촬영된 장소로도 유명한 양양군 현남면(縣南面) 남애리(南涯里)에 있는 강원도 3대 미항 가운데 하나로, 양양군의 1종 어항이다. 양양군에서 가장 큰 항구이며, 동해시의 추암(湫岩) 일출과 함께 동해안 일출의 최고 명소로 꼽히며, 특히 그림 같은 해변과 아담한 항구를 붉게 물들이며 타오르는 해돋이가 장관이라고 하지만 내가 이곳을 지나는 시간은 해돋이와 전혀 관계가 없는 시간이었다.

 항구 주변 곳곳에 크고 작은 바위섬들이 늘어서 있고, 그 사이에 방파제로 연결된 두 개의 섬이 돋보인다. 이 두 개의 섬에는 각각 빨간색과 하얀색의 등대가 서 있어 마치 쌍둥이 형제가 서로 마주보고 있는 듯하고, 섬마다 각기 한 그루의 커다란 해송이 가지를 펴고 나무 그림자를 드리워 운치를 더한다.

 

남애항과 해변 풍경

 

남애항전망대에서 보는 남애항 주변  풍경

 

 

 남애항의 아름다운 경치를 보고 즐기며 길을 가니 이름도 아름다운 '갯마을해수욕장'이 나온다. 갯마을해변은 최근 갯마을 해수욕장 개장과 더불어 인기를 끌고 있는 곳으로 수심이 깊지 않고 인파가 많이 몰리지 않아 조용한 해수욕장을 찾는 사람들에게 인기다. 이곳은 아이들이 튜브와 비치볼을 가지고 놀기에 적합하며 조개나 물고기가 해수욕장 주변에 많아 오락거리가 풍부하다.

 

갯마을 풍경

 

매호와 바다가 만나는 곳

 

 조금 더 올라가면 나오는 해변이 광진해변이다. 이곳을 지나면 인구해변이 나오고 인구해변을 돌아가면 죽도정으로 가는 길이 나온다. 처음에는 철문으로 막아 놓아 갈 수 없는가 하였으나 문을 밀어 보니 그냥 닫혀 있고 통행을 막지는 않았다. 그래서 해안을 돌아 가니 뜻밖의 아름다운 경치가 눈을 끌었다. 양양군 현남면에 위치한 작은 섬인 죽도는 소나무와 대나무가 울창하다는 뜻에서 나온 이름으로 원래는 섬이였으나 지금은 육지와 연접해 있다. 죽도의 정상에 있는 죽도정은 1965513일 현남면 유지들의 모금과 지방의 행정지원을 받아 지어진 정자다. 죽도정의 북쪽 기슭에는 죽도암이라는 암자가 있으며, 죽도 정상에서부터 따라서는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다. 송죽(소나무와 대나무)과 해안가의 기암괴석, 에메랄드빛 동해가 어우러진 경치가 수려하고, 일출 명소로도 유명하여 양양8경에 이름을 올렸다. 죽도정을 내려와 죽도정전망대에서 보는 주변의 바위와 동해의 풍경은 또 다름 즐거움이다. 바다가로 내려오면 거대한 바위가 즐비한 해변이다. 부채처럼 펼쳐진 부채바위, 신선이 앉았다는 신선바위 그리고 선녀들이 목욕했다는 선녀탕 등 재미난 이름을 붙인 바위가 많다. 바위 지대를 지나면 죽도해변이 보인다.

 

인구해변

 

죽도정 입구의 바위 설명

 

죽도정 -붕괴의 위험으로 막아 놓았다.

 

죽도정전망대에서 보는 풍경

 

죽도암

 

죽도해변

 

 여기까지가 해파랑길 41 코스의 길이다.  비록 주문진해변에서 해돋이를 보지 못했지만 뜻밖에 향호에서 해돋이를 보았고, 죽도정해변의 아름다운 풍경이 눈길을 끄는 아름다운 해변 코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