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鶴)의 오딧세이(Odyssey)

중국 운남 여행11 - 다리 주변(숭성사 삼탑, 천룡팔부세트장)

鶴이 날아 갔던 곳들/발따라 길따라

 조용하게 구경하는 다리시 일대

 

 오늘은 다리고성을 벗어나 외곽을 돌아 보기로 하였다. 외곽이라 해도 고성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곳은 아니기에 버스를 타기도 하고 걷기도 하면서 여러 곳을 구경하였다.

 

 아침에 숙소를 출발하여 먼저 샤관 버스터미널과 다리 기차역에 가서 다음에 갈 여행지의 차시간을 확인하고 버스를 타고 숭성사 3탑을 구경하러 갔다.

 

참고로 다리의 버스터미널은 세곳이 있는데 우리가 아는 다리는 구시가지이고 신시가지는 샤관이라고 한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샤관으로 가는 버스도 다리 구시가지에 멈추어 내려 준다.

 

샤관버스터미널

 

다리기차역

 

 다리의 상징과도 같은 숭성사삼탑(崇聖寺三塔) 3개의 불탑으로 다리시 북쪽 1.5의 창산 응악봉 아래 창산을 뒤로하고 얼하이(洱海)에 접해 있는 숭성사(崇聖寺)에 있는 원난성에서 가장 오래된 건축물이다. ()나라 때 윈난 지방에 있던 남조(南詔)와 대리국에 의해 건립되었다고 전해지는데 처음에는 숭성사라는 불교 사원이 있었다고 하는데 전쟁과 지진으로 인해 모두 파괴되고 탑만 남아 있다.

  다리삼탑이라고도 부르는 숭성사탑은 당 개원(开元) 연간(713~741)에 건립되었으며 큰탑이 먼저 건립되었고 남북의 작은탑이 이어 건립되었다. 주탑인 천심탑은 남북 2개의 작은 탑과는 70m거리에 위치하여 삼족(三足)이 정립하는 모습을 띠고 있다.

 천심탑(千尋塔)으로도 불리는 중앙의 큰 탑은 높이 69.13m16층의 사각탑으로 멀리서도 보일 정도로 웅장한 모습이 압권이며, 층마다 자리한 감실에 대리석으로 조각한 불상이 있다. 천심탑 양쪽에 각각 서 있는 높이 42.4m10층 팔각탑에는 불상, 연화, 화병 등이 새겨졌다. 흰색 탑들은 다리시 어디에서나 잘 보이며, 맑은 날에는 도시를 둘러싼 창산(蒼山)3개 탑, 흰 구름이 얼하이호(洱海)에 비쳐 장관을 이룬다.

 그런데 이 숭성사 삼탑의 내부 입장료가 상당히 비싸다. 바깥에서 보아도 다 보이는 탑을 일부러 비싼 입장료를 지불하고 볼 필요는 없다.

 

숭성사 삼탑

 

 숭성사삼탑을 떠나 다리고성 주변에서 창산쪽으로 발길을 돌리면 천룡팔부세트장이 나온다. 다리를 관광하는 사람들은 고성과 얼라이호 정도만을 보고 지나가는데 이 천룡팔부세트장을 구경하는 재미가 솔솔하다.

 

천룡팔부세트장 올라가는 길

 

 한 때 중국의 무협지에 몰입하여 온갖 작품을 섭렵하던 때가 있었다. 무협지도 여러 쟝르가 있었는데 그 중에서 역사적인 사실을 배경으로 한 무협지가 천룡팔부이다.

 

 천룡팔부는 북송시기 외래족이 대송 국토를 노리면서 한나라와 요나라가 대립국면을 형성하게 된다. 개방방주인 교봉은 부방주 처 강민의 사랑고백을 거절하고, 이에 앙심을 품은 강민은 교봉이 거란인인 것을 사람들에게 폭로하여 모든 무림인사의 경멸을 받게 한다. 한족의 손에 자랐던 교봉은 자신의 출생의 비밀을 밝히고자 길을 나섰고 그 과정에서 다리국의 세자 단예와 허죽스님을 만나게 되어 그들과 의형제를 맺는다. 교봉은 자신의 출생의 비밀을 조사하던 중에 계속해서 사람들에게 사기를 당하고 누명을 쓰게 되고 자신이 가장 사랑했던 아주도 실수로 죽이게 되는데...

 

  그런데 이 원래의 작품보다 영화 천룡팔부가 더 유명하다.

 

 영화 천룡팔부는 김용의 <대륙의 별>을 영화로 만든 작품. 임청하가 성격이 전혀 다른 쌍둥이 자매로 12역을 했다. 너무나 잘 알려진 내용이니 줄거리는 생략한다. 이 영화 세트장을 따리에 만들어 관광객을 끌어 모우고 있다. 세트장은 따리고성 위쪽 창산 바로 아래에 있다. 800년대의 대리국을 표현해 놓은 곳으로 세트장치고는 규모가 상당히 크다. 성벽을 진짜 돌로 만들어 지었을 정도이다. 정해진 시간에 성벽 앞에서 퍼포먼스를 벌린다. 한번 쯤은 볼만한 공연이다,

 

천룡찰부세트장 입장권

 

천룡팔부성 성문

 

하루에 두번 하는 공연(퍼포먼스)

 

천룡팔부성에서 보는 창산 삭도

 

천룡팔부성에서 멀리 보이는 얼라이호

 

이 곳의 주인이었던 왕조 대리국 표시

 

세트장의 여러곳 - 대리국임을 곳곳에 표시

 

멀리 보이는 얼라이호

 

세트장이 실제의 왕궁과 같이 크게 만들어 대리국의 위용을 보여준다.

 

 천룡팔부세트장을 구경하고 다시 다리고성으로 내려와 고성일대를 소요하였다. 어제 미처 둘러 보지 못한 곳도 가보고, 길가의 가게에서 군것질도 하면서 길거리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의 모습도 보면서 여유롭게 시간을 보냈다. 어디나 사람사는 곳은 마찬가지이다. 이들도 우리와 다르지 않게 살아가고 있었다. 나이가 많이든 노인부부의 평온한 모습과 이제 막 결혼을 준비하면서 웨딩 사진을 찍고 있는 젊은이들..... 그리고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꼬마들의 모습. 지나가는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은 다 우리의 일상이나 마찬가지다.

 

오화루 주변

 

700

남문 성벽위에서 보는 다리고성과 얼라이호

 

남문 주변에 앉아 있는 노부부

 

성벽 주변에서 웨딩 촬영 중인 젊은 남녀

 

 다리고성 주변과 고성을 다시 돌아다니다가 숙소로 돌아가니 숙소의 아르바이트생 젊은 처자들이 저녁을 같이 먹자고 초대를 한다. 이들은 이곳에서 먹고 자고 하면서 근무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이 거주하는 옥상의 처소로 초대를 하여 그들이 직접 음식을 만들어 함께 먹자고 한다. 여행 중에 즐길 수 있는 가장 큰 행복이 바로 이런 것이다. 여행의 목적이 그저 관광지만 구경하는 것이 아니라 그 곳에 사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이 더 큰 즐거움이다. 전에 시베리아를 횡단하면서 하바롭스크의 숙소에서 여러 나라의 사람들과 어울려 음식을 얻어 먹은 기억이 나며 즐겁게 그들의 초대에 응했다. 간단히 씻고 그들이 오라는 곳으로 가니 서너 가지의 음식을 요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가볍운 맥주도 한잔하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들어보니 운남에 사는 학생들이 아니고 다른 지방에서 와서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하며, 경찰공무원이 되는 것이 꿈이라고 한다. 그래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고 한다. 젊음이란 좋은 것이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이루기 위해 어려움을 참으면서 노력하는 것이 참 보기에도 좋았다.

 

 

즐거운 저녁 식사 모습

 

 저녁을 짧은 영어 실력으로 이야기를 하면서 즐겁게 먹었다. 이 처녀들도 영어를 썩 잘하는 축은 아니기에 서로가 필요한 단어만을 가지고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즐거운 저녁식사를 마치고 다리고성의 야경을 즐기기 위해 다리고성으로 가서 밤거리를 소요하다가 늦게 돌앙홨다. 내일은 얼라이호를 일주하는 여정을 생각하고 잠자리에 든다.